일본 ‘북 오프 코퍼레이션’ 정가보다 50% 싸게 판매 … 유망사업 등극

바닥에서 천장까지 책으로 가득 찬 좁고 어두운 책방. 수북이 쌓인 낡은 잡지들 사이로 무심한 표정의 주인이 앉아 있고, 간혹 찾아오는 손님들은 이책 저책 뒤적거리다 횡하니 나가버린다…. 흔히 떠올리는 헌책방의 모습은 오래된 풍경화처럼 빛이 바랬다. 전형적인 사양산업인 셈이다.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는 헌책방이 편의점 스타일로 거듭나면서 유망사업의 반열에 올랐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해낸 곳은 가나가와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북 오프 코퍼레이션」사. 이 회사는 창업 10년만에 직영점 97개, 가맹점 3백54개를 합쳐 모두 4백51개의 점포를 가진 우량 프랜차이즈 회사로 부상했다.창업자인 사카모토 다카시 사장은 피아노 등 악기를 판매했던 세일즈맨 출신. 그는 중고 피아노를 팔던 경험을 살려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헌책방을 젊은층과 가정주부들에게 맞게 새단장함으로써 놀라운 성공을 일구어냈다.매장면적은 평균 76평으로 일반 편의점 보다 2배 가량 넓다. 노란색을 기조로 한 화려하고 밝은 조명, 넓은 통로를 만들어 헌책방의 이미지를 일신했다. 현대적으로 꾸민 점포 덕에 새책방인 줄 알고 들어오는 고객도 적지 않다.그러나 헌책방 사업이 겉만 화려하게 치장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문고판 만화책 아동서적 등은 가격이 싸서 권당 이익이 매우 낮다. 수익성이 낮은 책을 팔아 높은 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독특한 경영전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이 회사가 처음부터 견지하고 있는 영업전략은 출점원칙 지키기와 운영비용 줄이기다. 우선 출점비용을 줄이기 위해 번화가나 역세권보다는 지하철에서 20~30분 걸리는 주택가에 자리잡는 방법을 택했다. 또 지역 주민들과의 융화를 위해 벼룩시장 등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회원카드를 발급,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것도 고객을 결집시키는 원동력이다.◆ 투자비용·인건비 줄이기 전략 ‘성공’인건비도 최대한 줄였다. 주인 한 사람이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시간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헌책방 운영에서 중요한 업무중 하나는 헌책을 싸게 구입하는 것이다. 헌책 구매는 매뉴얼을 통해 이루어진다. 매뉴얼에는 책의 상태를 분류하는 방법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 초심자라도 쉽게 구매가격을 정할 수 있다. 구매 최고가격은 정가의 10%선. 서점 주인은 정가의 10%이내에 책을 사서 50% 값에 판매,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12시까지 하루 14시간이다. 고객들은 마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듯 헌책방 체인점에 들러 책을 사 간다.이 회사는 헌책 이외에도 CD·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함께 취급하는 점포복합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헌책방으로 거둔 성공을 발판으로 일본 최초의 중고 스포츠용품점인 「비 스포츠(B-SPORTS)」를 개발, 또 한차례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02)501-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