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거래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수급여건이나 시가총액을 감안할 때 거래가 너무 많다는 분석이다. 특히 초단타 매매가 성행하고 있어 돌발악재라도 불거지면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 8일 이후 4조~6조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9일 동안 증권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을 상회했다. 이같은 일은 시중 자금이 증권거래소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올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9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한데 이어 국내 투신사들도 바이 코스닥(Buy KOSDAQ)에 나섰다. 투신사들은 17일 사상 최대규모인 1천1백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시중 여유자금의 행선지도 코스닥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초단타 매매 증가 손바뀜 지나쳐초단타 매매도 거래증가의 한 요인이다. 하루에도 수십차례씩 주식을 사고 파는 데이 트레이더(Day-Trader)들은 주로 주가 변동성이 큰 코스닥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회전율(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금액)은 무려 5%를 넘고 있다. 거래소시장의 회전율이 1% 정도인 것에 견주면 손바뀜이 지나칠 정도다.시황 분석가들은 ‘매도 거래소’를 통해 코스닥 투자자금을 마련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전체 주식매수 대기자금이 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증권거래소시장 거래대금을 추월한 8일 이후 증가한 고객예탁금은 1조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 기간중의 일반인 주식매도분이 고객예탁금으로 잡혔다고 가정하면 순증분은 7천억원 정도에 그친다. 투신사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도 최근 1주일동안 3천억원밖에 늘어나지 않았다.대우증권은 따라서 시장 체력이 현재의 거대대금을 감당하기에는 버겁다는 진단을 내놨다. 증권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을 합한 수치는 평균적으로 주식매수 대기자금의 20% 수준이다. 주식매수 대기자금이란 고객예탁금에다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의 40%를 합한 금액이다. 그런데 최근의 양대시장 거래대금을 합한 수치는 주식매수 대기자금의 30%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과거 경험으로 볼때 이 수치가 30%대를 넘으면 지수는 조정국면을 맞았다.이정호 대우증권 투자정보팀 연구원은 “현재의 증시체력을 감안한 적정거래 대금은 주식매수 대기자금의 20% 수준인 5조~6조원대”라고 말했다.‘거래상투’를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거래는 주가에 선행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즉 경험적으로 볼 때 거래가 폭발한 뒤 에는 지수가 따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시황 분석가들은 따라서 향후 거래대금 추이 및 신규 주식투자자금 유입여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영목 대우증권 과장은 “연이은 대량거래로 점차 힘이 소진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지수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고객예탁금 및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 증가,외국인 신규매수세 유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LG증권 조사역은 “신규자금이 들어오면서 매물을 꾸준히 소화해 나간다면 코스닥시장은 상승행진을 계속할 수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