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차례 실시 … “위기 때 투자한 주주에게 고액 배당은 당연”

코스닥 등록 기업이 주주들을 대상으로 배당을 실시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자본력이 취약한데다 이익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화공약품 도매가 주력인 삼정신역(대표 이영훈)은 그동안 다른 등록업체들과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이익이 날 때마다 파격적인 배당을 실시해 주주들에게 현금과 주식을 넉넉하게 안겨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사실 삼정신역은 지난 95년 코스닥에 등록하기 전부터 배당에 관한한 아주 후한 회사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회사 설립(75년) 이후 줄곧 흑자를 냈고, 이를 바탕으로 해마다 30% 안팎의 고액 배당을 해온 것이다. 특히 지난 93년과 94년에는 액면가 5천원 기준으로 현금 50%, 주식 50% 등 총 1백%의 배당을 실시해 업계에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코스닥 등록 이후에도 97년을 제외하곤 이익규모에 따라 20~30%의 배당을 했다. 97년의 경우에는 IMF 사태의 영향으로 적자가 나는 바람에 부득이 하게 그냥 지나갔다.하지만 98년 수지가 다시 흑자기조로 돌아서면서 회사 사정에 여유가 생겼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7월 코스닥 등록 기업 가운데 최초로 중간배당제를 도입하면서 주주들에게 20%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어 이 회사는 99년12월 다시 10%를 추가로 배당한다고 발표, 1년에 두번씩이나 배당을 하는 전례를 남겼다.지난해 삼정신역이 두 차례에 걸쳐 배당을 한 이유는 간단하다. 주주들에게 최대한 이익을 돌려주자는 취지다. 특히 97년에 배당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전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이 회사 주식담당 홍성관 과장은 “어려울 때 회사를 믿고 투자해준 주주들에게 뭔가 보탬을 주기 위해 가능하면 많이 돌려주려 했다”며 “앞으로도 흑자규모를 감안해 배당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30% 배당에 필요한 자금 9억6천만원은 큰 폭으로 늘어난 이익에서 충당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백80억원의 매출에 약 36억원의 이익(세전수익 기준)을 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98년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전체 이익 가운데 약 25%를 주주들에게 돌려준 고액배당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삼정신역의 배당과 관련, 일각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익금 가운데 너무 많은 부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게 아니냐는 얘기다. 특히 배당에 너무 신경쓰다 보면 장기적인 투자에 소홀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회사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투자부분 감안후 배당 액수 결정하지만 회사측의 설명은 다르다. 배당을 결정할 때 투자부분까지 꼼꼼하게 분석한 다음 액수를 결정하는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더욱이 회사의 부채율이 제로상태라 금융비용 등으로 새나가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회사보다 배당을 많이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그러면서 회사 관계자들은 오히려 주주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만 회사가 어려울 때 주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주주들 역시 적극 돕는다는 논리다.실제로 삼정신역은 회사가 자금이 필요해 증자를 할 때마다 주주들이 솔선수범해 증자에 참여했고, 지난 97년 설립 이후 최초로 적자를 냈을 때도 주주들이 지원을 아끼지 않아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