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가속화 … 인터넷 강자로 변신중방대한 DB, 가입자, 인지도로 경쟁력 확보 … 데이콤·한통하이텔 등 투자 유망

2000년 신년 벽두에 전격 단행된 두루넷의 나우콤 인수는 광대역 통신사업자의 협대역 사업진출이라는 의미에서 주목을 받았다. 곧이은 데이콤(천리안)과 LG인터넷(채널아이)의 통합, SDS에서 유니텔의 분사 등은 인터넷 서비스업체(ISP) 및 포털의 시장경쟁 격화에 따른 예정된 수순이었다. 더욱이 나우콤의 무료 인터넷서비스 제공 발표는 두루넷 진영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동시에 올해가 온라인 서비스업(OSP·On Line Service Provider)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OSP업계는 인터넷 서비스와 전자상거래(e-Commerce), 광고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포털사이트를 추구하고 있다. 인터넷을 경쟁상대가 아닌 서비스 확대의 통로로 사용하는 전략이다. 또한 가격경쟁도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첫째, 무엇보다 OSP의 수익구조에서 사용료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다. 앞으로 커뮤니티와 사이버공간의 전자상거래, 광고수익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둘째, OSP의 경쟁자가 늘어난다. 기존 인터넷 포털사이트뿐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모든 사업자가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역으로 OSP는 자신의 공간에서 모든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도할 수 있다. 셋째, OSP 또한 단순 가입자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안정적인 커뮤니티 형성과 적절한 콘텐츠의 제공으로 접속빈도가 높은 가입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된다.◆ 포털사이트 추구 … 사업전략 일대 전환실제로 세계 각국의 OSP업체들은 접속자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하고 있다. 네트워크망과 커뮤니티 형성 그리고 질 높은 콘텐츠의 결합 등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다 각종 사이트에 쉽게 접속할 수 있게 하는 웹기반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예를 들어 미국 AOL은 타임워너의 콘텐츠와 케이블을 갈망했다. 이같은 열망이 양사의 통합을 가져왔다. 통신망 사업자인 AT&T도 접속망 서비스 업체인 Exite@Home을 통해 포털과 케이블망의 연대를 달성했다. 이것은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의 논리가 통용되는 사이버 공간의 생존법칙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서 무료서비스 제공과 사용료 인하가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영국은 지난 98년9월 컴퓨터 소매업체인 딕슨이 프리서브(Free-serve)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서비스는 불과 2개월만에 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현재 20% 내외의 시장점유율로 선두업체로 부상했다. 이 업체는 성공요인을 가격인하뿐만 아니라 응용소프트웨어 제공업자(ASP·Application Software Provider), 이메일·홈페이지 구축 등과 전자상거래·광고사업의 결합에서 찾고 있다.미국에서도 인터넷 사용료 인하가 OSP 시장의 지각변화를 가져왔다. MSN은 매월 9.95달러의 시범서비스 사용료를 이미 무료로 전환했다. AOL도 월 21.95달러의 요금을 무료에 가까운 체계로 전환중이다. AOL의 수익구조는 가입자당 요금 68%, 광고 및 전자상거래 수입 24%, 기타 서비스가 8%대다. 무료서비스가 실시되면 일시적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체계로 쉽게 전환할 수 있어 가격인하 충격은 쉽게 흡수할 수 있다.영국이나 미국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가격인하가 곧바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은 한국시장에 비해 사용요금이 8배 비싸 가격인하 효과가 컸다. 한국은 정보이용료가 매우 낮아 가격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국내 이용자는 콘텐츠와 커뮤니티의 소속감을 중시하는 편이다.무료 인터넷 접속서비스의 확대로 상대적으로 가입자 수가 적은 후발 사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이것은 관련업체간의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또한 기존 OSP사업자들은 시장변화에 따라 좀더 빨리 웹 기반을 구축하고 동시에 수익다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흐름은 전자상거래,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등에서 잠재력을 가진 OSP가 성장할 환경을 제공해 줄 것이다.국내 이용자들의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선호도는 무료 인터넷서비스 제공 효과를 희석시킬 것이다. 국내 OSP 사용자는 이미 자신만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확보한 상태다. 각종 동호회를 통해 특정 커뮤니티와 밀접하게 결합돼 있다. 단순히 가격만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실제로 최근 조사에서 기존 PC통신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응답자 수가 42.1%에 달한다. 옮기겠다는 응답자는 대부분 이용시간과 활용정도가 적은 계층이었다. 회원수로도 국내 OSP업체는 충분한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다. OSP업체마다 독특한 회원을 갖고 있다. 천리안은 30~40대가 67.9%, 나우누리는 10~20대가 88%, 유니텔은 30대, 하이텔은 전연령층 분포 등으로 가입자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업체간 이합집산 선두그룹에 유리하게 작용국내 OSP 선두업자들의 가입자당 가치는 2천4백달러 내외로 추산된다. AOL의 6천5백달러에 비해 낮다. AOL은 미국 OSP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국내업체보다 훨씬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다 양국간의 경제수준도 차이를 보인다.그렇지만 가까운 시일내에 진행될 구조조정은 국내 선두업체들의 입지를 훨씬 강화시켜 줄 것이다. 국내 OSP시장은 다수 경쟁에서 소수과점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다. 업체간 이합집산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것은 선두업체에 가장 커다란 호재로 다가온다. 이런 맥락에서 양질의 가입자와 축적된 콘텐츠, 커뮤니티, DB를 소유한 데이콤과 한통하이텔은 투자가치가 매우 높다.현재 데이콤과 한국통신하이텔의 시가총액은 각각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8조6천억원, 3조8백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시가총액과 각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두 회사는 직간접적으로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다. 향후 무선인터넷과의 결합을 용이하게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큰 프리미엄을 갖는다. 승자가 될 확률이 가장 크다는 얘기다. 장기적 관점에서 현재의 가격조정은 매수의 호기라고 본다. 코스닥 시장의 조정 후 적정한 포지션을 갖길 추천한다. 또 이들 시장에서 합병이 이뤄지는 추이를 보고 비중을 늘려도 무방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