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기 국산화, 전량 미국수출 … ADSL 등 진출 5백억 매출 목표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위드컴. 공항진입로 부근 대규모 아파트단지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이 공장은 작지만 단아한 모습으로 호텔처럼 깨끗하다.사장실에는 사훈과 함께 직원의 행동지침이 걸려 있다. 그중 하나가 ‘로열티를 지급하는 상품을 쓰지 않는다’는 것. 국산화를 통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김진영 사장(42·사진)의 철학이 배어 있다.이 회사 임직원은 요즘 신바람이 나 있다. 누구보다 부푼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있다. 회사가 뭉칫돈을 번 데다 코스닥등록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협력업체 역시 마음이 한결 가볍다. 위드컴이 올 1/4분기중 전액 현금결제를 약속했기 때문.위드컴은 한통프리텔 주식 25만주를 비롯해 하나로통신 신세기통신 등의 주식을 수만주씩 갖고 있다. 이들 주식의 시세 차익만 수백억원에 이른다. 올해 코스닥 등록을 목표로 준비작업도 한창이다. 임직원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와 스톡옵션 도입을 추진중이다.◆ 코스닥등록 눈앞 직원들 신바람회사이름도 지난 1월1일자로 동한전자에서 위드컴으로 바꿨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다. 위드컴(WithCOM)은 커뮤니케이션 등을 중시하겠다는 의미. 종합 정보통신업체여서 고속성장도 예상되고 있다. 사업장은 서울 가양동과 경기도 시화 등 두군데.주요 생산품목은 전원과 통신제품. 전원은 통신과 산업용 전원장치, 개인휴대통신 기지국용 정류기와 지능형 다중화장치용 전원, 광전송장치용 정류기를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 수입되던 품목을 국산화한 것이다.대표적인 제품은 정류기(SMPS)다. 교환기용 전원공급장치로 작년부터 대량생산을 시작해 전량 수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또 하나의 주력제품은 광전송장치 가입자까지 전원을 전송해 주는 FLC-C. 일종의 지능형 정류기다. 단순히 전원만 공급하는게 아니라 감지기능까지 갖고 있어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전원을 보낸다. 정류기내에 이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다. 이 분야 매출만 올해 6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최근에는 무선전송장치(WLL)용 대용량 정류기를 개발해 이 분야에서도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통신사업은 한국통신의 단국장치사업을 모태로 각종 전송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다. 또 ADSL 및 B-WLL(광대역무선장치)사업에 진출해 명실상부한 종합정보통신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삼성전자 대우통신 한국통신 한국통신프리텔 하나로통신 등이 주거래처다. 올 매출목표는 작년의 2배인 5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시스템 3백억원, 전원사업 2백억원 등이다.김사장은 여느 중소기업인과 마찬가지로 많은 고생을 했다.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홍익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그는 86년 직원 4명으로 창업했다. 전자부품을 하나씩 개발해 완제품업체에 납품하는 전형적인 중소기업이었다. 때로는 받은 어음이 부도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 유능한 직원을 뽑지못해 연구개발에 곤란을 겪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보수보다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며 인간적으로 접근해 인재를 모았다.◆ 연구개발 아낌없는 투자 ‘성장원동력’이 회사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연구개발 덕분. 그동안 번 돈의 상당부분을 여기에 쏟아부었다. 전체 직원 70명중 30여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기술개발투자비는 총 매출액의 5%가 넘는다. 이같은 투자가 첨단제품 개발의 밑거름이 됐고 유망선진기술기업과 벤처기업 정보화촉진지원기업으로 선정되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UL과 ISO인증 등 다양한 품질인증도 받았다.위드컴으로 재도약에 나서면서 베푸는 경영도 실천키로 했다. 팀제를 도입, 직원에 대해 성과에 따라 과감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협력업체에는 현금으로 결제해 주기로 했다. 작년까지 2~3개월짜리 어음을 줬으나 전액 현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협력업체는 20여개에 이른다. 회사의 성장발전에 동고동락해온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한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나눔의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기업의 가장 중요한 재산은 사람입니다. 특히 신제품을 개발하고 수입품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우수인력 확보가 급선무지요. 이런 측면에서 우수인력이 중소기업으로 대거 올려오고 있는 요즘 세태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봅니다.”김사장은 요즘 사원 모집을 하면 적어도 10대1의 경쟁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전기 전자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소위 잘 나가는 전공자들이 이같이 몰리는 것을 볼 때 흐뭇하다고 밝힌다.그는 직원들이 집을 사거나 전세를 얻을 때 50% 가량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등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거나 마련중이다. 또 이들에게 다양한 기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1인2자격증 취득을 권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위탁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식마일리지제도 운영하고 있다. 회사의 재무구조를 더욱 탄탄히 해 은행빚이 없는 업체로 만들 작정이다. 부채비율이 아주 낮은 수준인데 아예 무차입경영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중견 정보통신업체로 도약하고 있는 위드컴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02)3661-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