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사장은 ‘아이들과 미래’를 통해 국내 사회복지 재단과 법인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범국민적인 사회복지운동을 펼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기업들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데 있어 거울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키워나갈 생각입니다.”벤처기업들의 출연으로 설립된 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의 이사장에 선임된 손봉호(62)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의 다짐이다.‘아이들과 미래’는 지난 2월29일 국내 25개 벤처기업들이 1백억원의 기금을 출연해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이다. 법인설립에 참여한 벤처기업들은 다음커뮤니케이션 옥션 E-토마토 버추얼텍 인티즌 등이다. 요즘 코스닥시장에서 인기있는 유망업체들이 포함돼 있다.“벤처기업의 대표들이 먼저 불우한 아동과 청소년을 돕기 위한 복지법인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해왔습니다. 돈만 잘 버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에 있어서 오히려 대기업들보다 적극적이었습니다.”손이사장이 꾸려나갈 ‘아이들과 미래’는 벤처기업들의 자발적인 투자로 만들어진 복지법인이라는 점에서 미국 벤처기업들이 전개하고 있는 ‘창조적인 자선운동’과 흡사하다. 미국 등 선진국의 기업들은 부의 사회환원을 매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결국 고객인 소비자들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궁극적으로 다시 불우한 이웃에게로 되돌려져야한다는 개념이 정립돼 있기 때문이다.손이사장은 이번 복지법인 설립이 자칫 벤처기업들의 선심성 기부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고 판단, 복지법인 운영을 보다 투명하게 전개할 방침이다.벤처기업들이 출연했다고 해서 과거 몇몇 대기업들이 해왔던 것처럼 재단운영에 간섭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손이사장은 용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금조성에 참여한 벤처기업 대표들과 합의해 ‘아이들과 미래’가 완전한 독립법인임을 명시해 두었다.손이사장은 지난 20여년간 봉사활동에 앞장서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미래’를 국내 최고 사회복지법인으로 키울 생각이다. 그가 가장 우선시하고 있는 사업은 장애인 및 불우이웃돕기. 어느 계층보다 이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해서다.손이사장은 ‘아이들과 미래’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다른 벤처기업인들을 대상으로 3월중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더 많은 벤처기업인들이 합류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손이사장은 ‘아이들과 미래’에 대한 참여가 단순한 기부가 아닌 말 그대로 ‘아이들’과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생각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현재 1백억원인 기금을 꾸준히 늘려 올해말까지 3백억원 정도로 키울 생각입니다.” 손이사장은 ‘아이들과 미래’를 통해 국내 사회복지재단과 법인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범국민적인 사회복지운동을 펼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그는 또 선진국의 사회복지재단처럼 잉여기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믿을 수 있는 전문 자산관리인에 의뢰해 기금을 자체 증대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손이사장은 사회복지법인 등에 기금을 출연하는 기업들에 대해 정부가 여러가지 혜택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사회와 이웃에 눈을 돌릴 줄 아는 기업은 소비자로부터 더 큰 신뢰를 받을 수 있게 돼 결국은 성장하게 마련입니다. 이번 ‘아이들과 미래’ 설립을 계기로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문화가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정착돼 그동안 사회복지사업에 다소 소홀했던 대기업들도 대거 참여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