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구조조정 성공 발판, 정보통신·인터넷 등 집중육성

◆ 약력이순종 사장은 1943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1969년 한국화약(주)에 입사했다. 그후 경인에너지 한국화약 빙그레 등 계열사에서 영업이사·총무이사를 역임하면서 경영전반에 대한 안목을 길렀다. 1994년 한국화약 전무이사를 거쳐 1997년 (주)한화 화약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미국 USC 최고경영자 과정과 ▶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서울대 공과대학 최고산업전략 과정을 수료했다.한화그룹은 지난 2년간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룹의 주력인 (주)한화 역시 이 기간중 구조조정을 착실히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추진해온 구조조정 성과를 구체적으로 들려주십시오.사실 저희 회사는 IMF 이전인 97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했습니다. 말하자면 남보다 먼저 생존을 위해 선택과 집중의 경영전략을 펼친 셈입니다. 철저하게 수익성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구조조정을 진행시켰습니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부문에는 조직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수익성이 낮은 비핵심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켰습니다. 이 과정속에서 전체인원의 20% 정도인 9백30여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던 아픔도 겪었지만 회사의 재무구조는 견실해졌습니다. 그 결과 97년말 3백78%였던 부채비율이 99년말에는 1백30%로 낮아지는 등 우량기업으로 대변신을 했습니다.▶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21세기 경영전략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지난 2년간의 구조조정 과정을 통해 마련된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와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21세기의 재도약을 기약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봅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미래유망사업인 정보통신, 인터넷, 환경사업은 과감한 투자와 기술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물론 한화가 이전에 닦아놓은 방위산업과 화약, 교환기, 하수처리사업에서도 수익성을 강화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수익성과 성장성이 잘 조화된 이상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완성해 주주가치와 종업원의 이익, 회사의 영속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본업인 제조업에 충실하면서 ‘e-비즈니스’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해 ‘사이버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입니다.▶ 각 사업부문별 올해 경영전략은 어떻게 마련돼 있습니까.올해 회사 전체로 볼 때 전년대비 39% 정도 증가한 3조2천억원의 매출과 1천7백억원의 경상이익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과 화약부문에 각각 1천5백억원 정도를 투자해 미래성장성이 높은 사업영역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보통신부문은 지난 96년 합병한 이래 매년 40% 이상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초고속인터넷망 인프라 구축과 세계 CDMA시장의 증가 등에 힘입어 금년도 매출목표인 6천2백87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력사업 분야인 화약부문에서는 제품의 수익력 강화와 방산 신규품목을 개발해 올 4천1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생각입니다.▶ 지난해 12월 사업구조를 인터넷 등 21세기형 사업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그 배경과 추진방안이 궁금합니다.주지하다시피 인터넷의 등장은 모든 경영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네트워크로 모든 것이 연결되고 전자상거래가 거래방식의 주축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영환경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만 새천년 일류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인터넷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BtoC의 경우 분야별 경쟁력을 높여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BtoB는 비용절감의 효과가 큰 구매프로세스의 혁신에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2002년에는 총구매액의 50%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이같은 인터넷 사업분야에 대한 진출과 함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 인터넷, 환경관련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미 했고 앞으로 이 분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런 일련의 프로젝트가 무리없이 추진되면 앞으로 3년 후인 2003년부터는 정보통신, 인터넷관련 사업부문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주력사업으로 환경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시장전망과 사업계획을 들려주십시오.환경사업은 미래의 고부가가치 사업입니다.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지난 91년부터 환경연구센터를 설립해 관련기술의 연구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습니다. 그 결과로 환경부가 국산 신기술로 지정한 하수의 질소·인 고도처리 기술과 토양오염복원 기술 등 각종 환경관련 특화기술을 보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간 1조2천억원에 이르는 하수처리관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다각화를 위해 세계적 상하수처리관련 업체인 프랑스의 리오네즈 데조사와 지난 1월 공동투자협정을 체결, 선진기술과 운영기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장규모가 작지만 향후 무한한 성장이 전망되는 토양오염복원분야에도 시장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환경사업분야를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그룹내에 산재되어 있는 환경사업을 건설부문내에 별도의 사업부분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사업부문의 경우 향후 고도성장이 예상되는 IMT-2000 등 고부가가치 사업분야에 대한 진출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투자와 사업진출 계획을 들려주십시오.전통적인 정보통신 사업기반인 교환기 사업은 대용량 교환기 개발과 함께 ATM 교환기 등 초고속 통신을 위한 기술개발로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방침입니다. 또한 IMT-2000 사업을 위해선 핵심망분야와 단말기를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통신 사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한 인력과 연구개발입니다. 이를 위해 우수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자체 연구소를 통한 개발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중소·벤처기업과 개발 생산 등 다방면에서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CEO로서 어떤 경영철학을 갖고 (주)한화를 이끌고 있습니까.회사는 영리단체입니다. 따라서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 가장 큰 미덕입니다. 지난 97년 화약부문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이익이 없다면 급여도 없다는 점을 임직원들에게 강조했습니다. 각자의 위치와 책임을 깨달으라는 나름대로의 주문이었죠. 효과가 있었는지 5년 동안 적자이던 화약부문은 IMF위기에서도 경상이익 2백13억원의 흑자회사로 거듭나는 결실을 얻었습니다. 또한 회사의 특성상 안전을 경영의 어느 요소보다도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분기당 한번씩은 모든 공장을 직접 방문해 인명손실이 있을 경우에는 이익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있습니다. 그 덕택인지 취임이후 3년여 동안 인명사고가 단 한건도 없었습니다.▶ 주주중시 경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십니까.우선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위해선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경영상의 주요한 정보가 주주들에게 신속하게 전달될 수 있는 체계의 확립이 급선무라고 봅니다. 99사업연도에 12%의 고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앞으로도 고배당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방침입니다. 저희회사의 본질가치는 최소 2만원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주가는 액면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1차적으로 주가가 본질가치에 접근하도록 앞으로 회사를 좀 더 많이 알리고 여러 가지 IR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증시 환경에 영향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본질가치 이상의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Profile in Mirror이사장은 1남3녀인 자녀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마다 늘 신용카드를 선물했다. 직접 카드를 써보면서 책임과 분수를 체득하라는 의미였다. 기본에 충실하고 분수에 맞는 생활을 강조하는 원칙주의자 이사장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사장은 지난 69년 한국화약에 입사한 이후 30년간 줄곧 한화를 지켜온 한화 토박이다. 선비같은 얌전한 외모와 달리 사무실보다는 현장을 누비고 부하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기를 선호하는 선이 굵은 야전사령관 스타일의 경영인이라는 게 사내외의 평이다. 지난 97년 (주)한화 사장으로 취임했을 당시의 일화는 그의 경영스타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생산현장을 방문한 이사장에게 인원감축에 대한 직원들의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대해 이사장은 인원감축은 불가피하다는 단호한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그 단호함에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난관을 우회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것이 이사장의 경영스타일이다. 그와 같은 당당함이 배어 있는 경영방식은 노조측의 신뢰를 얻었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큰 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