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텔 기획실 직원들은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이 회사 한동수(39) 사장이 부지런히 ‘일을 벌이고’ 있어서다. 인터넷 쇼핑몰 등 오는 6월 동시에 문을 열 사업들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남들이 안한 것, 조금이라도 새로운 것을 하면 됩니다.”한사장은 너무 무분별하게 인터넷 사업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이렇게 일축했다.씨앤텔은 94년 설립된 멀티미디어 홈쇼핑 업체. 실내 운동기구 등이 대히트를 치는 바람에 5년만에 매출 5백억원, 업계 3위의 회사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등록했고 주가는 2만3천원에서 8만6천원까지 치솟았다.(액면분할로 3월16일 종가는 8천3백90원선) 이 회사는 경쟁사인 LG홈쇼핑, 39쇼핑과는 달리 자사의 상품 방송을 종일 내보낼 자체 케이블 채널을 갖고 있지 않다.‘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이 약점을 극복하려고 케이블 TV, 공중파, 카탈로그 발송, 신문, 외국 위성채널, 대여용 홈비디오, 시내 전광판까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매체를 채널로 삼았고 이 전략은 적중했다.“홈쇼핑업체가 공중파 TV나 해외 위성채널에 광고를 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지요.”IMF 경제위기로 공중파 TV광고 단가가 뚝 떨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주 사소한 것인지 모르지만’ 한사장은 그 작은 차이가 치열한 경쟁에서 승부를 가른다고 생각한다.그가 요즘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일’들은 물론 온라인 사업이다. 대부분의 유통업체와 마찬가지로 씨앤텔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유통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처음에는 홈쇼핑 상품을 그대로 인터넷에 옮겨 사이트를 열었죠. 얼마 되지 않아 홈쇼핑 고객과 인터넷 쇼핑몰의 고객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그래서 주부, 학생, 일반적인 네티즌 등으로 타깃을 차별화한 3개 사이트 동시 개설을 추진중이다. 채널 5∼10개의 인터넷 방송국과 온라인 광고 회사 설립도 예정돼 있다.해외에서의 자금조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한사장의 새 사업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1월과 3월 홍콩과 런던에서 각각 5백10만유로달러 규모의 CB(전환사채), 1천3백만달러 규모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0% 금리로 발행했고 미국, 홍콩, 유럽의 펀드가 이를 인수했다.한사장은 홈쇼핑을 통해 확보한 고객DB, 물류 유통망 등의 인프라와 경험있는 인력을 활용할 수 있어 초기비용이 적기 때문에 온라인 사업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 기반이 없는 전자상거래 사업은 한계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그래서 온라인 사업 확장도 서로 업무가 연관돼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한정한다. 유통과 무관한 사업은 벌이지 않을 뿐 아니라 자본투자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전자상거래 DB마케팅 관련업체인 ‘다음테크’에만 지분참여를 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입증한다.“회사 주주들, 해외 투자자들을 생각해야지요. 그들이 우리 회사에 돈을 맡겼을 때는 아무 사업에나 투자하라는 뜻은 아니었을 겁니다.”한사장은 이런 철학을 갖고 통합방송법 국회 통과로 불붙은 위성TV의 홈쇼핑 채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