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체 43개사 부도율 ‘0’, 올 2백억원대 흑자 예상 … 인재 영입 스피드 경영 적중

안병기 팀장-서울대 상대 수석입학. 조병식 상무-서울대 공대 수석졸업. 정순재 팀장-정보통신부 정책과제 심의위원.화려한 경력을 지닌 이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솔창업투자에 몸담고 있다는 점. 한솔창투의 멤버는 정예군단이다. 서울대 상대 졸업후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장을 지낸 이순학(55)씨가 사장이다. 권대규 상무는 미국 하버드대를 나와 남가주대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땄다. 허용 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석사.한솔창투가 벤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수 인력을 대거 확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투자하는 업체마다 대박을 터트린다. 인력은 19명. 올해 6명을 추가 영입할 계획이다. 이 정도면 1백개에 이르는 창투업계에서 20위 안에 든다.투자한 업체도 짭짤하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초소형 LCD업체 MD를 비롯해 복합소재분야의 세계적인 기업 한국화이바, 인터넷게임업체 지오인터랙티브, 사운드카드업체 제이씨현시스템, ISDN 단말기업체 아이앤티텔레콤 등. 인젠 나래이동통신 일산일렉콤 주성엔지니어링 넥스텔에도 투자했다.한솔창투가 공격투자에 나선 것은 이순학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삼성물산 삼성증권 삼성투자신탁운용 등을 거쳐 97년 한솔그룹으로 옮겼다. 창업투자 사장을 맡은 것은 작년 10월. 벤처기업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삼성물산 사장과 중소창업투자회사 사장중 선택하라면 서슴없이 창투사 사장을 맡을 것”이라고 말한다. 벤처의 발전가능성이 큰 데다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 벤처 가능성 풍부 … 인터넷·바이오산업 주목오래전부터 벤처캐피털을 운영해보고 싶은 꿈을 이제야 실현했다고. 최고의 인재를 모아 최고의 성과를 내는 회사를 만드는데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최고 대우가 포함돼 있다.“몇년 내 연간 수백억원대 순이익을 내는 업체로 만들 것입니다. 순이익중 일부는 주주몫으로 돌리겠지만 나머지 상당부분은 임직원에게 인센티브 형태로 지급할 작정입니다.”신나서 일하는 회사, 열심히 일한 만큼 충분한 보상을 받아가는 업체를 만들겠다는 것. 기업은 곧 사람이라는 지론 때문이다. 올해도 최소 2백억원의 흑자를 예상하는 그는 몇년안에 고액 연봉자를 무더기로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하지만 한솔창투가 주목을 받는 것은 공격적인 투자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가 적은게 벤처캐피털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투자한 업체는 지난 2월말을 기준으로 43개사. 이중 부도가 났거나 조업을 중단한 업체는 하나도 없다고 밝힌다. 벤처기업의 성공가능성은 5%미만이라고 한다. 아무리 코스닥열풍이 강하다고 해도 20∼30%쯤은 문을 닫았어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실패가 없는 것은 한솔창업투자의 경영시스템이 잘 돼 있기 때문이라는게 벤처업계의 지적이다.이 회사의 투자결정 시스템은 3단계로 이뤄진다. 첫번째가 프리미팅 단계. 어떤 회사가 관심기업으로 떠오르면 해당 업체의 대표를 초청해 설명회를 갖는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을 한다.다음 단계는 담당자의 심층조사. 현장을 방문하고 종사자를 만나보는 등 피부로 느끼는 단계로 진입한다. 이를 토대로 자료를 만들고 3단계인 투자심의위원회를 연다. 임원 3명과 팀장급 6명이 참석하는 회의로 만장일치제를 채택하고 있다. 담당자의 의견을 주로 듣지만 대학교수나 연구원 등 외부그룹에 자문도 한다. 그런뒤 투자결정을 하게 된다. 약간 복잡한 것 같지만 실제 걸리는 시간은 10일 이내다. 이사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10일이내에 투자결정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최근 경영의 초점은 스피드이기 때문이다. 일부 인터넷업체에 대해서는 하루만에 투자결정을 내린 경우도 있다. 그 대신 모든 업종의 업체에 대해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통신 인터넷 반도체 바이오 산업으로 폭을 좁히고 있다.◆ 투자심의위원회 통해 막판까지 심의“가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해야 실패 위험이 적으니까요. 담당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문제점은 투자심의위원회에서 걸러지기도 하지요.”이사장은 핵심역량을 집중해 관심분야에 적극 투자한게 성공요인이라고 말한다. 투자한 업체에 대해서는 월 1회 심사역을 파견해 보고토록 하며 분기별로 1회씩 회사의 경영상황을 점검해 투자심의위원회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지속적인 관심이 투자회사와 벤처캐피털의 동반 성장을 가져온다고 말한다.한솔창투는 총자본금이 5백16억원에 이른다. 자기자본 2백16억원에 이익잉여금이 3백억원 가까이 되기 때문. 창업투자조합은 2개를 결성했다. 조합재원은 3백억원.“창업투자조합은 회사의 투자와는 별개입니다. 남의 돈을 맡아 관리하는 성격이 강하지요. 조합자금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투자할 수 있도록 심사역이 일정액을 공동 투자토록 하고 있습니다.”이는 업체에 대해 공정한 심사를 하기 위한 것이다.“리더의 역할은 회사의 비전을 정하고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시스템이 잘 돼 있으면 회사는 저절로 굴러가게 돼 있습니다.”진리가 단순명료하듯 이사장의 경영철학 역시 아주 단순하다. (02)3474-7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