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위주로 다양한 모델 선봬, 올 5천대 판매 예상... 모터쇼 개최ㆍ이벤트도 추진

‘IMF이후 수입차 시장에도 봄은 오는가’.지난해 수입차 업계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급진적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아웃사이더에 머물렀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표가 이를 대변한다. 지난 96년 1만3백15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던 수입차 업계는 98, 99년에 각각 2천1백16대와 2천4백1대를 파는데 그쳤다.업계는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수입차시장에도 미약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자평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재고차 정리를 위해 대대적인 할인판매를 펼쳤던 98년에 비해 차값상승이 두드러졌던 상황에서 이뤄진 실적이란게 그 첫째 이유다. 두번째로는 수입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벤츠의 판매회복을 꼽을 수 있다. 벤츠는 수입차시장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경기호황과 불황에 따라 판매실적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벤츠 S, E클라스를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수입차의 대장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면 다른 업체들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업계는 그동안 미뤄왔던 신차출시를 대대적으로 단행했다. 벤츠 S클라스, BMW 3시리즈, 볼보 S80, 사브 9-5, 크라이슬러 그랜드체로키, 캐딜락 스빌 등 20여종이 넘는 모델들이 단기간에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 들어 더욱 가속화될 조짐이다.◆ 벤츠 판매회복, 업계 반사이익 기대올해부터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업계의 전망은 호의적인 주변상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IMF 이후 판매를 중단했던 폴크스바겐 아우디가 고진코리아와 손잡고 오는 4월경 한국에 재진출하는 것을 비롯, 도요타가 일본차에 대한 수입선다변화 정책이 풀린 이후 일본업계 최초로 한국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업계는 또 오는 5월 열릴 예정인 수입자동차 모터쇼와 일련의 세계 자동차 업계의 제휴 합병 등도 시장회복의 청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이번 모터쇼가 수입차에 대한 일반인들의 막연한 불신감을 해소하고 수입차가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공존공생하는 터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아울러 세계적인 업체들간의 ‘짝짓기’는 일반인들의 국산차 대 수입차라는 이분법적인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업계는 모터쇼 기간 동안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홍보하고 이 기간에 대대적인 신차출시를 단행함으로써 판매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IMF 이후 소극적이었던 각종 이벤트 행사를 적극 개최, 업계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최근 한성자동차와 BMW코리아는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판촉전략을 펼치고 있다.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고급차 위주의 판매를 점치고 있다. 대형 고급차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벤츠, BMW는 물론 가격경쟁력을 앞세웠던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업체들까지 대형 고급세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니밴과 지프형 자동차 등 고급 RV도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업계는 이를 통해 올해에만 5천대 이상의 판매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 내년부터 일본차까지 본격 가세한다면 2002년에는 지난 96년 수준의 판매는 가능하다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