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절반 사외이사 선임 결단...투명경영 시도 '화제'

◆ 약력정규석 사장은 1948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경복고등학교를 거쳐 70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대학원에서 전산통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8년 아르곤(Argonne) 국립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연구원으로 일하며 시카고 대학 MBA를 졸업했다. AT&T Bell 교환기 개발팀장으로 8년간 근무한 후 1993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했다. 1996년 (주)데이콤으로 옮겨 종합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주)데이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데이콤이 달라졌다. 경영권이 LG로 넘어간 뒤 첫번째로 열린 정기주총에서 국내 기업중 처음으로 이사회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것은 2001년까지 도입하도록 정부가 기업들에 피룡가 있느냐며 과감히 이를 도입했다. 올해 주총을 주시하겠다고 나선 참여연대측이 오히려 놀랄 정도였다.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변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데이콤의 변화는 이보다 더 큰 기류를 타고 있다. 바로 인터넷이다. 데이콤은 전화 PC통신 서비스의 이미지를 훌훌 털고 인터넷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통신업계의 판도변화를 몰고올 IMT-2000사업자 선정,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전자상거래 사업등에 사운을 걸고 추진하고 이?. '준비된 인터넷기업'을 강조하는 데이콤의 사령탑 정규석 사장으로부터 인터넷경영의 해법을 들어봤다.▶ 이사회의 절반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투명경영에 나선데 대해 재계에서 관심이 큽니다. 이로 인해 기업경영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사외이사는 모두 참여연대, 주주, 데이콤 3자가 협의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선출되었습니다. 데이콤의 사외이사는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주식가치를 높여 데이콤을 초우량기업으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인물들입니다. 사외이사 역시 참여연대와 회사의 신뢰를 받고 있는 만큼 회사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따라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정책결정의 지연이나 기업경영에 장애요소로 작용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LG가 대주주가 된 이후 경영상 변화된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없습니다. 투명경영을 선언한 만큼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막론하고 모두 데이콤의 주인입니다. LG는 계열사에 대해 자율경영을 보장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콤이 LG의 계열기업으로 편입된 형식적인 변화 이외의 어떤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IMT-2000사업자 선정을 놓고 이동통신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데이콤은 무선통신 분야에서 다소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업권 획득을 위한 전략은 서 있습니까.IMT-2000사업은 96년초부터 전담조직을 구성해 추진해온 데이콤의 핵심사업입니다. IMT-2000은 단순한 이동통신 수준이 아닌 멀티미디어 서비스란 점에서 데이콤이 발전시켜온 유무선통신과 콘텐츠 분야가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또 비동기방식은 W-CDMA 부문에서 이미 국제경쟁력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모뎀 ASIC 자체개발 등을 통해 국제전시회 IMT-2000서비스 시험에도 성공했습니다. 사업권 획득을 위해 이미 데이콤의 IMT-2000 사업단과 LG텔레콤의 사업단을 한 조직으로 통합했습니다. 데이콤의 전화 및 유무선 콘텐츠와 LG의 이동통신 기술이 효율적으로 합쳐진다면 사업권 획득에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위성방송사업 주도권을 놓고 한국통신과 경쟁을 하고 있는데 별 무리없이 잘 추진되고 있는지요.정부 방침에 따라 1개 업체만이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데이콘은 위성방송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을 획득할 게획입니다. 우선 데이콤의 자회사로 위성방송소프트 전담법인인 DSM이 주축이 될 것입니다. DSM은 해외 유통창구 확대를 위해 뉴스코퍼레이션사와 제휴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 80여개 관련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중입니다. 여기에 위성방송 인프라 구축에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공동 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서비스 예정인 광대역 무선가입자망에 대한 전망과 하나로통신, 한국통신 등 경쟁업체에 대한 차별화 전략은 무엇입니까.B-WLL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서도 절실히 요구되는 매체입니다. 데이콤은 이미 구축해 놓은 인터넷망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저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 국내 PC통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천리안의 풍부한 콘텐츠와 접목한다면 보다 다양한 내용을 제공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또 보라넷과 직접 연결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빠른 인터넷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인터넷 데이터 센터 설립붐이 일고 있습니다. 데이콘 IDC와 관련해 ASP사업에 대한 전략은 마련돼 있는지요.ASP사업은 소프트웨어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차원을 넘어 하드웨어를 포함한 정보통신산업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ASP는 서비스 특성상 대규모 IDC와 전국적인 백본망을 갖추어야만 사업이 가능합니다.국내 처음으로 IDC 운영을 시작한 데이콘은 우선 ASP사업에도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하드웨어 솔루션에서는 컴팩과 협력한 것을 시작으로 더 많은 업체들과 제휴를 통한 컨소시엄을 구성해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인트라넷 패키지 ERP CRM 등 수요가 예상되는 패키지들을 중심으로 ASP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전자상거래 호스팅 서비스 등 벤처업체드로가 공동마케팅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B2B, B2C 등 전자상거래 사업은 어떻게 추진하실 게획입니까.올해는 B2B 분야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대기업 무역상사들이 업종별로 벤처형태의 B2B 회사 설립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데이콤도 인터넷 쇼핑몰인 BizClick을 통해 기업간 상품주문배송 대금결제 등 모든 거래를 인터넷상에서 해결하는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발전시켜 이 분야에 뛰어드는 업종별 전문기업과 함께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할 생각입니다. 또 e-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유망중소기업을 해외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데이콤이 맡게 될 것입니다.▶ 보라시큐어넷 코코넛 등 인터넷 보안산업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는데 승산은 있습니까.이달 서비스를 시작한 보라시큐어넷에 벌써 1백50여 업체가 회원가입을 상답했습니다. KIDC도 코코넛과 협력해 보안이 취약한 업체들의 서버보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버운영과 보안서비스는 대행업체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맡길 수 없는 분야라는 점에서 데이콤의 이 분야에 대한 기술력이 입증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로 보라시큐어넷 서비스 외에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를 위한 가상사설망에도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데이콤은 천리안 이미지가 강합니다. 인터넷기업으로의 변신선언과 관련해 인터넷 사업과 기존 천리안과의 사업을 어떻게 병행할 계획입니까.천리안은 현재 세계 5위의 회원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우선 올해안에 천리안의 유료가입자수를 5백만명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천리안은 유무선통신 분야에서 고급정보를 제공하는 전문포털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천리안의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인터넷 환경에 최적화해 천리안 회원이 자유롭게 인터넷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비회원 인터넷 이용자들도 천리안의 고급정보를 제공받도록 할 것입니다. 그렇게되면 기존 PC통신과 인터넷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국제전화 서비스에 대한 무료 인터넷 전화서비스 업체들의 위협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처방안은 서 있는지요.현재 무료 인터넷 전화사업자들은 주수입원을 광고수익에 의존하고 있어 이들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면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데이콤은 무료 인터넷 전화의 등장이 유선전화시장의 잠식이라는 측면보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존 유선전화 서비스를 확대해 인터넷과 접목시켜 화상회의나 생활정보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전자상거래 등에 대한 데이콤의 전략은 무엇입니까.보라넷은 아태지역 최우수 ISP로 선정된 국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입니다. 한전의 망설비를 이용하는 보라홈넷 역시 4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예정입니다. e-비즈니스 실현을 위해 기업간 문서거래와 전자지불 서비스 등 전자상거래를 위한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Profile in Mirror인자요산. 정사장은 주말이면 산에 오른다. 그 대문인지 친근감과 호탕함을 함께 지난 인물로 정평이 나 이?. 직우너들과의 대화도 격의가 없다. 하지만 한번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실천에 옮기는 추진력이 돋보이는 인물이다. 정사장은 통신부문 전문가답게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전화, 인터넷, 기업통신 등에서 첨단 서비스를 개발, 현재의 데이콤종합 연구소를 키워온 장본인이다. 연구결과가 그대로 현실적 효용에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 정사장의 지론이다. IMT-2000 초고속 인터넷 등 신규사업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기반을 일찍부터 닦아놓은 것도 정사장의 이같은 실용기술에 대한 신념 때문이었다. 전산통계학 박사이면서 MBA출신인 정사장은 재무 마케팅 분야에도 뛰어난 식견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