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동영상·쌍방향기능 등 멀티미디어 특성 집약 … 이색 광고로 마우스 유혹

미국의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의 홈페이지(www.usatoday.com) 중 제호 옆에 있는 ‘뉴스’ 버튼을 클릭하면 ‘USA Today’라는 제호 중 ‘Today’라는 글자를 판다가 먹는 장면이 나온다. 판다가 매달릴 때마다 단어가 나뭇가지처럼 아래로 처진다. ‘판다에게 먹을 게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세요’라는 광고 문구가 보이고, 그 아래로 ‘브리태니커닷컴’ 제호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익살맞으면서도 눈길을 끄는 광고다.다른 신문사 사이트들에 비해 매우 적극적으로 온라인 광고를 유치하는 USA투데이가 보여주는 ‘튀는’ 광고는 또 있다. ‘밀크’ 광고는 우유병이 오른쪽으로 기울면서 ‘투데이’ 제호를 하얗게 채우는 애니메이션이고, 휴렛패커드(HP)의 컬러프린터 광고는 ‘컬러로 프린트하세요’라는 카피와 함께 이 신문 사이트의 흑백 섹션 메뉴를 파랑 빨강 초록 보라색 등으로 채색한다. 이러한 USA투데이의 사례는 이 회사가 그 ‘얼굴’이랄 수 있는 제호까지 변형하거나 비틀어가며 만든 인터넷광고 아이디어들이다. USA투데이의 이러한 시도는 흔히 ‘GIF배너‘로 일컬어지는 일반 ‘배너(Banner·띠)광고’의 한계를 극복해 보려는 노력의 하나다.광고계 전문가들은 “일반 배너광고로는 더 이상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중 USA투데이가 취한 전략은 온건한 쪽이다. 일반 HTML문서(대부분의 웹브라우저가 HTML문서다) 위에 레이어를 하나 입히는 방식이다. 국내 언론사 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사와는 독립적으로 통통 튀는 공이나 깃발 광고, 마우스를 따라 다니는 광고 등이 바로 이러한 사례다. “다이내믹 HTML을 써서, 애니메이션광고가 콘텐츠 위를 돌아다니도록 하는 광고”라고 제일기획 인터넷사업팀의 김혜정씨(27)는 설명한다.그러나 광고주들과 인터넷 광고업체들이 기대하는 것은 좀더 ‘급진적인’ 쪽이다. 이미지나 애니메이션은 물론 사운드, 동영상, 쌍방향기능 등 멀티미디어적 특성을 한데 묶은 이른바 ‘리치미디어(Rich Media)’광고다. 다만 이 경우 파일이 커지고 접속 속도가 떨어지며 따로 플러그인(Plugin·브라우저 안에서 작동하는 작은 응용프로그램)을 요구하는 등 제약이 있다. 때문에 야후 같은 회사는 리치미디어 광고에 대해 부정적이기도 하다. 자사의 웹페이지 로딩속도를 최우선으로 삼는 정책 때문이다.그러나 김혜정씨는 “리치미디어는 광고의 주목도나 효과 면에서 배너광고보다 몇십배나 더 뛰어나다”며 “로딩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리치미디어광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새 기술이 곧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라이븐(Enliven)‘익사이트앳홈(Excite@Home)’의 한 사업부문. 리치미디어광고시장의 선두주자다.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어서 ‘사실상의 표준’이라 할 만하다. 인라이븐의 ‘트루매치(Truematch)’ 기술을 보면 자바나 플러그인을 지원하지 않는 하위버전의 브라우저를 쓸 경우, 트루매치는 일반 GIF배너와 다를 바 없는 광고를 보여준다. 그러나 상위 버전의 브라우저에서는 다르다. 겉모습은 똑같지만 이를 클릭할 경우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동영상과 사운드가 펼쳐진다.인라이븐의 강점은 이 멀티미디어 파일을 한꺼번에 받지 않고 리얼미디어처럼 ‘스트리밍(Streaming)’ 방식을 쓴다는 점이다. 파일을 받는 즉시 띄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해당 웹사이트의 본 내용을 띄우는 데도 부담이 적다.◆ 유니케스트(Unicast)인터넷 이용자가 본래 보려고 했던 정보나 데이터를 보는 동안, 리치미디어광고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도록 만든 신기술 ‘슈퍼스티셜’이 전략상품이다.인기 스포츠뉴스사이트 중 하나인 ‘CBS 스포츠라인’이 유니캐스트의 슈퍼스티셜 기술을 이용해 광고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가 그 홈페이지에 떠 있는 리치미디어광고를 클릭하면 해당 광고는 이용자가 보는 페이지를 끊거나 가로막지 않으면서, 컴퓨터의 임시기억장치인 캐시(Cache)에 저장된다. 다운로드가 끝나면 광고가 자동으로 실행되는데, 영화 예고편이나 어떤 제품의 성능을 마치 TV광고처럼 흥미롭게 전달하므로 그 효과도 매우 높은 편이다.◆ 카밋 시스템즈(Comet Systems)흔히 화살표로 표시되는 커서(Cursor)를 광고 수단으로 이용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화제를 모았다. 스코트 애덤스의 인기 만화 ‘딜버트(www.dilbert.com)’나 심술궂은 고양이가 주인공인 또다른 만화 ‘가필드(www.garfield.com)’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된다. 커서가 어느 순간 약간 어리벙벙한 표정의 가필드 머리나 심술궂게 웃는 가필드 얼굴로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마크로미디어(Macromedia)웹디자이너와 광고주들이 쓸 수 있는 ‘웹 저작 도구(Web Authoring Tool)’를 개발했다. 이 회사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마크로미디어 디렉터’는 이미 온라인 광고회사들이 쓰는 표준 저작도구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는 또 웹브라우저 안에서 작동되는 ‘쇼크웨이브 플레이어(Shockwave Player)’를 만들었는데, 1997년 선보인 이래 무려 7천만회 이상의 다운로드 기록을 세웠다.미국 로드아일랜드에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서비스 기업이다. 웹 상에서 광고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인 ‘온 더 플라이(On the Fly)’를 개발했다. 자바언어를 사용한 것으로, 웹디자이너들이 다른 복잡한 프로그램이나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손쉽게 리치미디어광고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이*배너(e*banner)’라는 새 광고도 블루스트리크의 작품. 자바 애플릿을 기반으로 한 리치미디어 배너광고로, 이메일광고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첨가할 수 있는 ‘리치메일(Richmail)’이라는 제품과 함께 큰 인기를 얻고 있다.한편 외국업체들에 뒤질세라 국내 광고 회사들도 다양한 광고형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배너에 소리를 넣은 디킴스의 ‘사운드 배너(Sound Banner)’, 사용자가 특정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이동할 때 나오는 배너를 사용자가 미리 설정한 방법으로 삭제하거나 관심 분야의 광고로 바꿔주는 넷츠데이의 ‘대체 광고’, 브라우저와 별도로 광고를 띄워놓고 클릭할 때마다 돈을 받는 노머니의 ‘애드바’, 컴퓨터의 바탕화면을 광고 공간으로 활용하는 애드게이터사의 ‘애드게이터’ 등이다.★ 사례 분석 / 시스웹어라? 광고야, 게임이야?인터넷 광고의 전형은 배너광고다. 하지만 조그만 현수막처럼 걸려 있는 밋밋한 배너광고로는 아이콘을 끌어당기는 ‘자력’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많은 인터넷 광고업체들이 아이콘을 끌고 다니는 배너나, 배너에 사운드 동영상 등을 함께 얹어 보내는 다양한 기법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의 마우스를 당기려는 노력이다. (주)시스웹도 그런 업체중 하나다. 회원수 10만명을 가진 인터넷사이트 ‘쿠폰세상’(www.cuse.co.kr)을 운영하는 곳이다.이 회사에서 선보인 광고기법은 게임배너광고. 사각형 16개를 클릭해 같은 광고를 찾는 게임, 틀린 그림을 찾는 게임, 퍼즐게임 등 3종류의 게임배너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배너를 가린 상태에서 클릭, 같은 상품을 맞히면 상품을 지급하는 광고도 갖춰 놓았다. 게임을 적극적으로 배너광고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게임욕구를 자극, 클릭수를 높이기 위해 게임배너광고를 개발했으며 현재 특허출원중”이라는 것이 국일호사장의 설명이다.현재 시스웹의 쿠폰세상에 마련된 게임배너광고를 하는 기업은 리복 마르쉐 베니건스 화승 해피랜드 TGIF 시즐러 등이 있으며 아시아나항공과는 광고유치를 추진중이다. 이들 광고주로부터 받는 비용은 월 2백50만원. 여기에 1명이 방문할 때마다 5원을 추가로 받는다.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하루 평균 5천여명이 찾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특히 광고주들로부터의 반응이 좋다”는 것이 국사장의 덧붙인 설명이다.이런 반응에 화답하듯 시스웹은 올해 안에 게임배너를 클릭하는 사람들에게 경품을 제공해 참여도를 높이는 한편 게임의 종류를 다양화하는 등의 방안도 마련중이다. 아울러 무선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고려해 게임배너광고도 네트워크용으로 한 차원 높인 기술을 개발중이다.“무선인터넷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원천기술과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세종대 게임스쿨과 공동으로 무선인터넷상의 네트워크게임을 개발중입니다. 여기에서도 역시 네트워크게임이 가능한 배너광고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국사장이 올해 90억원의 매출에 12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자신이 있다며 한 맺음말이다.변성수 기자wolfbo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