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식 M&A는 기업 그 자체를 인수한다기 보다는 시스코의 기술과 인수대상 기업의 기술을 공유하는 파트너십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지난 3월16일 열린 네트워킹 기술관련 컨퍼런스인 ‘네트워커스 2000 서울’에 참석차 방한한 시스코 시스템즈 토드 애봇 아시아지역 부사장은 시스코의 M&A전략을 이 한마디로 요약했다.시스코 시스템즈는 프로토콜 변환장비인 라우터를 비롯해 세계 인터넷 네트워킹 장비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초우량 인터넷 장비업체. 주가총액 기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속도는 눈부시다.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시스코는 현재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한국 인터넷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특히 한국의 벤처 및 중소기업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광통신과 무선인터넷을 포함한 네트워킹 기술 분야에서 잠재적 능력을 갖춘 업체들이 1차적 제휴 및 M&A 대상이 될 것입니다.”인터넷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것이 애봇 부사장의 평가다. 특히 광통신과 음성 및 화상 전송 등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시스코와 국내 인터넷 기업들과의 협력은 놀랄만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M&A는 시스코의 중요한 경영전략중 하나다. 그동안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회사라고 판단되면 주저없이 인수·합병해 경쟁력을 키워온 것이 이를 잘 입증한다.성장성이 있는 25~35개 기업을 1차 선정, 주식을 조금씩 사들이다 이가운데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 나타나면 과감히 M&A를 시도한다고 애봇 부사장은 설명했다. 시스코는 이런 방식을 통해 매년 15개 정도의 기업을 인수해왔고 올해 역시 이런 경영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애봇 부사장은 이같은 M&A가 결코 적대적이지 않다고 강조한다. 대상 회사의 주식만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시스코의 기술력을 지원하는데 더 큰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시스코식 M&A는 ‘인수 개발’에 가까워이 점에서 시스코의 M&A는 엄밀히 말해 A&D(인수 개발)에 가깝다고 그는 덧붙였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도 자체 전문조사기구를 통해 대상 기업의 기술과 잠재적 기술력을 검토중이라고 애봇 부사장은 밝혔다.e-비즈니스의 성공신화라고 불릴 정도로 제품의 절반 이상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시스코는 전자상거래 모델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애봇 부사장은 아시아지역에서 제휴 및 M&A를 통해 이 모델을 적용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애봇 부사장은 특히 CCO라 불리는 시스코의 온라인망을 통해 제품판매뿐 아니라 네트워킹 분야에서 시스코가 축적해온 기술을 보급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시스코가 진행중인 삼성SDS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국내 인터넷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시스코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시스코는 한국기업들이 전자상거래등 e-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기업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네트워킹 솔루션 부문에서 전폭적 지원과 교류를 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