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원인 찾아야 … 약물 신중히

아주 묽은 변을 자주(보통 하루 3번 이상), 그리고 한번에 5백cc 이상 볼 때 이를 설사라고 한다. 누구나 설사로 고생한 적이 있기 마련이며, 1세 이하 영아 사망의 첫번째 원인이기도 하다.설사의 원인은 다양하다. 증상이 나타난지 며칠 안된 급성 설사는 병원성 생물체에 의한 감염성 설사이거나 약물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 이질균, 장티푸스균, 바이러스, 원충, 기생충 등이 감염성 설사의 주범이다. 여러 가지 약물도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한달 이상된 만성설사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원인이 복잡하다. 하루나 이틀만에 증상이 없어지는 설사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심한 열을 동반하거나 피가 난다든지 설사가 너무 심해 탈수가 되는 등의 증세라면 원인을 찾아야 한다. 또한 설사가 4~5일 이상 지속돼도 검사를 해 보아야 한다.단체 식사 후 여러 사람이 함께 걸렸다면 식중독이고, 여행 중에 물 갈아 먹고 생긴 경우라면 대장균에 의한 여행자 설사일 가능성이 높다. 또 캠핑 가서 개울물을 먹고 생겼다면 지아르디아 등 원충에 의한 것이고 인도 갠지스강 유역 여행 후라면 콜레라나 세균성 이질일 가능성이 높다.대부분의 급성 설사는 대변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대변 검사만큼 중요한 것이 환자가 최근 먹고 있는 약의 종류를 알아보는 것이다. 다른 병 때문에 먹는 약이 설사의 원인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만성 설사의 경우도 대변 검사는 중요하다. 민물고기를 날로 먹어 걸리는 기생충, 오염된 식수나 개울물을 먹고 생긴 원충감염 등은 경험 있는 미생물 의사라면 쉽게 진단할 수 있다.궤양성대장염, 크론씨병 등 염증성 장질환과 대장결핵, 허혈성 장질환 등이 만성 설사를 유발하는 대장 및 소장의 대표적 질환들이다. 젊은 여자 환자일 경우 반드시 먹고 있는 약을 조사해야 한다. 다이어트용으로 설사를 일으키는 하제를 복용하면서 그 사실을 잊거나 속이는 환자가 가끔 있기 때문이다.설사는 우리 몸의 일종의 방어기전이다. 자극성이 강하거나 독극물을 먹으면 토하는 것처럼 설사도 장에 내려온 나쁜 것들을 빨리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세균성 이질 등은 설사를 막는 지사제를 함부로 쓰면 이질균이 배출되지 않아 병이 더 오래갈 수 있다. 대부분의 급성 설사는 하루나 이틀 안에 저절로 좋아지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내거나 치료를 한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 소장 대장의 훌륭한 방어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지사제, 근거없이 쓰는 항생제 등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설사에 의한 탈수는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설사를 멎게 한다고 굶겨서는 안된다. 시중의 스포츠음료는 좋은 탈수 치료제이며, 집에서도 끓인 물 1ℓ에 설탕 4찻숟가락, 소금 1찻숟가락을 넣으면 훌륭한 탈수 치료제가 된다.구토증세로 인해 입으로 수분 공급이 불가능하거나 탈수가 아주 심해 쇼크 상태라면 혈관을 통해 링거액이나 하트만액 등을 주사해야 한다. 만성설사는 어떻게든 원인을 찾아야 한다. 10~20%는 원인을 찾지 못해 여러 병원을 전전할 정도로 어려운 병이 만성설사이다. (02)760-2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