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1년 당기순익 6억원, 시장점유율 80% 기록 ‘업계 우뚝’

미래산업의 자회사인 소프트포럼은 애초 분사를 목적으로 사내에 만들어진 조직이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산업이 지난 95년 전자상거래의 보안과 암호 인증 기술을 개발하는 소프트포럼 연구소를 세울 때부터 정문술 사장(62)은 인터넷 사업은 작은 조직이 더 전략적이라는 판단으로 사업부를 독립시켰다. 예산은 물론 영업, 인원, 개발 등 모든 부서를 미래산업에서 독자적으로 움직이도록 했던 것. 전자상거래는 물론 인터넷이란 말조차 생소했던 때 전자상거래의 보안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분사하겠다는 것은 1천7백억원대의 자산 규모인데도 아직 벤처기업임을 강조하는 정사장다운 발상이었다.이처럼 의욕적으로 출발은 했지만 소프트포럼은 초창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3년간 적자 행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데다 인터넷 사업을 시작한 업체들도 보안문제까지 신경쓰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줄곧 적자를 내고 사내에서도 소비만 하는 부서로 찍히는 수모를 겪었다. 물론 정사장은 소프트포럼 직원들에게 돈은 걱정하지 말고 일에 전념해달라는 말을 아끼지 않았지만 이런 인식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호황 업고 주문 늘어그러던 중 지난 97년 말 증권전산(증권거래소 전산서비스 업체)이 보안문제 해결을 위해 소프트포럼에 개발을 요청했고 그때부터 증권업계와 금융계를 중심으로 보안 솔루션을 원하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났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전자상거래 바람이 불면서 신용카드 번호나 주민등록번호 등 이용자들의 사적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광범위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해커들의 활약상도 인터넷 업체들의 근심거리였다. 이처럼 전자상거래의 보안 문제가 본격적으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소프트포럼의 기술을 찾는 업체가 늘기 시작하자 이를 기회삼아 지난 99년5월 분사했다.막상 소프트포럼을 분사하기로 결정하자 직원들은 적잖이 불안해했다. 미래산업이라는 든든한 우산 밑에서 일해오다 이젠 독자적으로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분사를 목적으로 설립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막상 떨어진다고 생각하니 두려웠던 것이다.그러나 직원들은 두려움을 무기로, 기술력과 패기를 밑천으로 분사에 동의했다. 대표이사는 소프트포럼 연구소 팀장을 맡고 있던 안창준 사장(35)이 맡았다. 서강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안 사장은 연구소 초기 멤버였다. 지분은 미래산업이 70%, 안사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30%의 지분을 갖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미래산업이 63%, 창투사와 소프트포럼 임직원들이 37%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이렇게 시작한 소프트포럼은 분사되기 전 1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1년 뒤인 99년 42억원 매출에 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업체로 우뚝 섰다. 게다가 전국에 2천여개의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보안기술에 신경을 쓰고 있어 앞으로 소프트포럼의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소프트포럼은 전자상거래 보안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할 정도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자고지서, 전자지불 시스템, 무선통신 시스템 등 사업을 다각화시킬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통합솔루션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분사한 뒤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런만큼 더 열심히 뛰었습니다. 작은 조직으로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고 우수한 기술력도 갖고 있어 생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안사장이 말하는 소프트포럼의 분사성공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