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안정되면 국내 증시 회복세 탈듯 … 외국인 장기펀드 매수 지속 예상
나스닥의 폭락에 총선에서 여당의 패배까지 겹치면서 향후 증시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가톤급 호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 미국 나스닥의 폭락이 거래소와 코스닥을 막론하고 국내 증시에 암운을 드리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 반등은 있겠지만 조정국면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견해다.그러나 나스닥만 어느 정도 안정되면 국내 증시가 수급여건 개선을 바탕으로 점진적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외국계 장기펀드의 경우 나스닥 하락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한국주식에 대해 매도로 돌아서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총선 다음날 개장한 증시에서 거래소는 무려 36.12포인트나 폭락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800선을 하향 돌파했다. 특히 3월과 4월중 순매수를 지속하며 국내 증시를 떠받쳐온 유일한 매수 세력인 외국인이 1천7백50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섰다.코스닥 역시 12.80포인트 떨어진 195.87로 200선이하로 주저앉았다. 여당패배에 대한 실망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4일 연속 나스닥이 폭락하면서 1년만의 최저수준으로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나스닥지수는 전 고점에서 27%나 떨어진 상태이다.최남철 마이애셋 자산운용본부장은 “하이테크 열풍의 후유증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신용을 동원해 주식을 사들인 글로벌 하이테크펀드나 헤지펀드 등 단기펀드들이 나스닥 하락으로 담보가 부족해지자 한국 등에서 산 기술주를 파는 상황인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당분간 이들 단기펀드가 편입해온 기술주를 중심으로 추가매도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크레디리요네증권 이진용 지점장도 “선거 다음날 외국인의 매도세는 밤새 주문들어온 것으로 총선결과에 대한 실망보다는 미국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시장은 한번 장이 무너지면 오래 간다”고 말하는 이지점장은 나스닥이 반등하더라도 폭등 아닌 기술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외국계 장기펀드들이 매도세로 돌아서지 않은데다 기업구조조정추진과 남북경협이 가시화되면 외국인 매수가 다시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기업실적발표 등 증시의 펀더멘탈이 좋고 수급여건도 지금보다는 호전될 것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장기투자자라면 800포인트대를 저점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조종호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총선 다음날 매도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한달간 1조원 가까이 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부분적인 이익실현 물량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팀장은 기관의 주식비중이 많이 떨어져 있어 매도압력이 향후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특히 은행주로 매기가 옮겨가는 것을 장세전환의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한 조팀장은 금융주를 중심으로 800포인트선에서는 반등을 고려한 단기매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HSBC증권의 이정자 지점장도 “이번 주 초반의 장세를 통해 추세를 판단해야겠지만 삼성전자 등 저평가 우량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