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녘땅에는 매화가 만개하고 개나리가 긴 허리를 휘었지만 꿈에나 가본다는 북녘땅은 이제야 가지 끝에 작디작은 봄이 앉았다.금강산 관광은 만물상~모란교예단 공연 코스와 구룡연~금강산 온천코스로 나뉜다.만물상 코스는 조물주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초안을 잡았다는 곳. 장군바위나 신선 세명이 만물상 경치에 취해 천상으로 올라갈 때를 놓쳤다는 삼선암, 귀신 얼굴의 귀면암, 나무꾼이 찍었다는 도끼 자국 절부암 등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듯하지만 바위마다 많은 전설을 품고 있다. 또 비지땀 끝에 오른 망향대에서 바라본 삼라만상은 감탄과 경외심이 절로 난다.구룡연 코스는 가는 걸음걸음이 볼거리 천지다. 가장 오래된 신계사터와 금실로 수를 놓은 듯하다는 금수다리. 인삼과 녹용이 녹아 흐른다는 삼록수를 마시면 10년 젊어진다는 안내 조장의 말에 한모금 마셨다. 달짝지근하다. 선녀가 목욕하고 갔다는 여덟개의 푸른 상팔담 너머로는 구룡폭포가 땅을 향해 내리꽂힌다. 하산 길에는 무거운 발걸음과 몸을 가볍게 풀어주는 금강산 온천이 기다리고 있다. 겨우내 묵은 속세의 때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살아 있는 명소다.● 금강산 온천 = 매바위산 아래 온정리에 위치한 금강산 온천은 현대가 지난해 11월말 개장했다. 북한에 산재한 2백30여개 온천 중에서 가장 효능이 뛰어나다는 곳. 원래 금강산 온천은 장전항에서 10㎞ 떨어진 온정리에 위치했다. “조선 세조 10년에 고성 온정을 수리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15세기에도 이름났던 온천”이라고 안내 조장은 설명했다. 특히 나병에 시달렸던 세조가 목욕하러 왔을 정도라니 효험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금강산 온천은 8천여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천9백평의 최신식 온천 목욕탕이다. 지하 2백3m에서 쏟아져 나오는 섭씨 40~43도 온천수는 무색무취의 중탄산나트륨 성분으로 수질이 매끄럽고 부드럽다. 특히 이 온천에서 목욕하면 노화방지, 피부질환, 갱년기 장애, 관절염 등에 좋다고 한다. 고양시 일산에 사는 김소연 주부는 “겨우내 까칠까칠했던 피부가 목욕후에는 미끌어질 정도”라고 말했다.대중탕은 옥돌을 바닥에 깐 옥돌탕과 게르마늄온탕, 게르마늄 습식 사우나 등이 있다. 개별욕탕은 가족이나 동료들이 오붓하게 온천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가장 인기있는 노천탕은 옥돌보행탕 옥류탕 폭포탕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남자는 반바지, 여자는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 온천욕을 끝내면 2층 레스토랑에서 녹두지짐, 오리알 등 18가지 북한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고 1층 상점에서는 북한 향토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2달러, 학생 10달러, 어린이 5달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