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벤처기업에서 구축한 반도체 B2B(기업간 전자상거래)포털사이트가 세계 반도체업계로부터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어 화제다. 파워컴(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96년 설립된 반도체 유통·무역전문업체로 세계를 상대로 한 반도체 B2B포털사이트(www.iseebank.com)를 구축했다.“우리나라를 위한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출장차 실리콘밸리를 자주 다니다 보니 (반도체 유통·무역업의)사업성도 밝아 보였습니다.” 김종우사장이 설명하는 파워컴의 창업 배경이다. 김사장은 대학(연세대 전자재료공학 석사) 졸업후 10여년간 외국계 반도체기업에 근무한 반도체 전문가. 창업전만 해도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유통업체 국내지사장으로 일했다.‘김사장이 반도체 업체를 세웠다’는 말에 김사장의 면면을 보고 참여한 10여년 경력의 반도체 전문가들과 함께 김사장은 “전자상거래가 대세가 된다는 생각”에 기존의 반도체 무역·유통업을 온라인으로 확대했다. 목표는 전세계 반도체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은 반도체 B2B포털사이트 구축.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작업 끝에 지난 1월에 IC뱅크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한달간 교수 전자엔지니어 반도체업체 등의 자문을 통해 보완을 거쳤다. 그후 회원사를 대상으로 사이트를 통한 영업과 정보제공에 들어갔으며, 지난 3월20일을 기해 일반에게 전면 공개했다.“반도체B2B는 물론 야후처럼 세계 최고의 반도체포털사이트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만큼 컨텐츠가 충실하고 풍부합니다.” 김사장이 이처럼 IC뱅크에 자부심을 갖는 것은 반도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필요를 느꼈을 내용들을 반도체 전문가들이 먼저 파악하고 콘텐츠로 구성했다는 점. ‘반도체 A-Z’이라는 메뉴에서는 전세계 8백여개 반도체업체와 그들의 제품 사양이 전자카탈로그 형태로 모두 올라 있으며, ‘애플리케이션노트’에는 반도체 엔지니어라면 ‘참고서’로 삼을 만한 유명 반도체업체들의 애플리케이션노트가 수록돼 있다.포털사이트의 핵심인 B2B의 경우 수요자가 견적 요청을 하면 반도체 전문가들이 전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가장 적합한 제품의 가격과 납기 정보, 재고 정보 등을 제공한다. 사이버테크노클럽 구인·구직 등의 코너로 짜여진 커뮤니티메뉴도 관심이 쏠리는 곳. 특히 사이버테크노클럽은 김사장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 “엔지니어들끼리 기술이나 동향 등을 논하고 싶어하지만 정보유출 우려 등으로 마땅한 자리가 없어 이들이 순수하게 기술적인 면을 논할 수 있는 코너로 만들 예정”이라는게 김사장의 말이다.김사장은 사이트 공개와 동시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미국 지사를 설립했다. IC뱅크의 콘텐츠를 반도체 관련업체에 제공하거나 라이선싱 사업제휴 등을 통해 반도체 거래망을 연결하기 위해서다. 반응은 바로 왔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국내외 반도체 대기업들은 물론 동남아 기업들에서도 투자나 제휴를 하고자 적극적으로 프로포즈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해 반도체 유통·무역을 통한 매출액이 20억원 정도인데 올해에는 1백억원 정도를 올릴 겁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코스닥에도 등록할 계획입니다. 바람이요. 나중에 고생한 직원들에게 회사를 하나씩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반도체 B2B 구축을 계기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반도체 유통망을 갖춘 김사장이 밝힌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