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전문가 연결, 광역 커뮤니티 구축 토털서비스 의욕

두산그룹은 국내에서 환경경영을 가장 잘 실천하는 환경친화 기업중의 하나로 꼽힌다. “깨끗한 환경, 우리가 먼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체 임직원이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전강령을 제정해 선포한 것을 비롯, 최근에는 (주)두산에코비즈넷이란 환경경영 토털 서비스 회사를 별도법인으로 분사시켰다.이 회사는 대기업의 환경경영 노하우 및 기술력에 e-비즈니스를 접목시킨 환경전문 벤처기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모범그룹 탈바꿈 주역“그룹차원에서 닦아온 환경경영 정보 및 노하우를 다른 기업과 나눠 가짐으로써 환경경영의 선두주자로서 좀더 전문적인 역할을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환경리스크 평가에서 기업의 환경전략 수립, 품질환경체제(ISO 9000/14000) 구축 및 운영, 환경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기업들이 다시는 우리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환경경영의 중요성을 일깨우자는 뜻도 있구요.”두산그룹 환경센터 소장으로 그룹의 환경경영을 진두지휘하다 (주)두산에코비즈넷 사장으로 취임한 유재성사장(46)의 포부다. 이런 유사장의 표정 및 목소리에는 환경경영 전문벤처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게 될 경영인으로서의 각오와 긴장감뿐만 아니라, 그룹을 ‘환경오염의 주범’에서 ‘환경보호의 파수꾼’으로 거듭나게 한 주역으로서의 감회가 서려 있다.두산그룹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아넣은 ‘악몽’은 1991년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북 구미공단에 위치한 두산전자에서 흘러나온 폐수가 낙동강 페놀오염의 주 요인으로 밝혀지면서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 주요 수질오염사건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이 사건은 소비자 및 환경단체들의 두산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졌고 그룹회장 교체, 환경부장관 교체라는 파격적인 인사태풍을 몰고 오기도 했다.“그때는 참 난감했습니다. 그룹 전체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그 시절 기업의 ‘환경보호’라는 게 거의 구호에 그치거나 법적 오염기준에만 맞추도록 눈가림하는 수준이었고, 실제로 ‘환경경영’에 대한 의식이나 기준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저희도 마찬가지 수준이었구요.”성균관대 화학과 졸업후 1978년 OB맥주에 입사, 당시 품질관리를 맡고 있었던 유사장에게 환경보호 ‘특명’이 떨어진 것도 이때였다. 낙동강 페놀오염 사건 이후 그룹차원의 체계적인 환경경영 필요성을 절감한 두산그룹은 곧바로 기획조정실 안에 환경전담팀을 발족시키고 유사장을 팀장에 임명했다.이 환경전담팀은 이어 그룹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그룹 환경관리위원회로 확대 개편됐고, 그 실무책임을 유사장이 맡게 됐다.그룹 환경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서 유사장이 처음으로 한 일은 환경보전강령을 만드는 것. “깨끗한 환경, 우리가 먼저…”라는 슬로건을 내건 4개 항목(8개 소항목)의 환경보전강령은 모든 계열사를 환경친화기업으로 바꾼 ‘법전’으로서의 효력을 갖게 됐다. 강령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그에 걸맞는 실천지침과 행동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오염물질을 단순히 기준에 맞춰 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원료구입에서 생산, 폐기, 유통에 이르기까지 환경을 먼저 고려하는 쪽으로 경영의 틀을 새로 짰습니다. 관리자급의 환경경영 마인드를 고취시키기 위해 93년부터는 과장승진 시험에 환경과목을 추가하고, 94년부터는 모든 계열사의 사업장을 환경교육장으로 외부에 개방했지요.”맥주공장을 비롯한 각 사업장의 오염물 발생과정에서 정화과정을 실제 업무를 통해 단계별로 보여주는 사업장의 환경교육장화 조치는 두산그룹을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오명에서 환경보호의 파수꾼으로 바꾸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94년부터 지금까지 환경단체 관계자와 학생, 공무원 등 1백50만 명이 두산의 환경교육 사업장을 방문, 환경친화기업으로서의 두산의 이미지를 재평가하기에 이르렀다.환경경영을 위한 그룹의 전사적이고 필사적인 노력은 이미 93년부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93년 환경부가 선정하는 ‘환경모범그룹’으로 발탁된 뒤 4년 연속 최우수 환경모범그룹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낙동강 페놀오염 사건이 발생한지 3년만에 환경친화선도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환경관련 기술개발에 열정두산환경센터는 1997년 그룹내 환경정책팀과 환경기술팀을 주축으로 만들어졌다. 효과적인 환경경영을 위해서는 경영상의 지침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였다. 화학도로서 환경경영의 노하우를 쌓아온 유사장은 환경센터 소장을 맡게된 후 환경관련 기술개발에 열정을 쏟아 부었다. 환경관련 기술개발로 지금까지 등록한 특허는 16건. 이중 광합성 세균을 이용한 고농도 폐수처리기술과 혐기성 원리를 통한 분뇨처리기술은 각각 국산신기술인정마크, IR52장영실상 수상을 거쳐 실용화단계에 있다.유사장은 이런 실적 및 공로를 평가받아 환경부장관 표창(96년), 환경기술상 수상(97년) 등에 이어 99년 한국수자원공사 산하 환경신문사가 주관한 20세기 환경인물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지난 4월15일 창립 기념식을 가진 두산에코비즈넷은 두산환경센터가 그동안 쌓아온 경영노하우와 기술력을 웹기반의 e-비즈니스와 접목시킨 국내 최초의 대기업분사 환경벤처기업. 6월까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ecokey.com)를 열어 학계 업계 정부 등 환경관련 전문가들을 연결하는 광역 커뮤니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환경경영관리기법과 환경리스크평가, 청정생산, 폐기물관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환경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웹상에서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환경산업은 정보통신, 바이오산업과 더불어 21세기에 가장 유망한 사업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부와 금융계에서 환경위험평가제를 도입해 환경관리를 소홀히 하는 기업에는 대출을 중단하는 등 직간접적인 규제 움직임도 저희와 같은 환경경영 토털서비스업체의 미래를 밝게 하는 요인이죠.”유사장은 “재무·기술·경영성과 등 기존의 3대 기업평가 기준외에 환경리스크가 제 4의 잣대로 급부상하면서 환경효율성이 곧 기업가치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환경관련 서비스 분야의 급성장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