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주가지수 & 코스닥 지수전세계를 신경제·기술주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미국 증시, 특히 나스닥의 폭락은 세계 증시에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 특히 시장 수급기반 약화로 외국인 매수에만 의존하고 있던 국내 증시는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 증시는 피의 금요일(Bloody Friday) 이후 이틀 연속 급등세를 보이는 등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머징 마켓 중 가장 저평가되어 있는 국내 증시는 사상 최대의 기업실적, 대북관계 개선기대,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가시화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등 주변 여건은 양호한 편이다. 외국인도 소액이지만 다시 순매수를 보이며 국내 증시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승추세로 전환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환율국내 증시 폭락으로 1천1백15.9원까지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원화강세라는 장기추세에 따라 안정을 찾아가며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미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고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업체의 매도물량도 환율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미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인 자금유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국내 증시를 비롯한 한국경제와 원화가치에 대한 관점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원/달러도 힘의 균형 속에 1천1백10원 부근의 박스권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월말 수출네고 물량 등 업체의 매물로 상승이 제한될 것이며, 국제수지 악화를 염려하는 당국의 개입과 주식시장의 불안정으로 하락도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리지난주 증시 대폭락은 금융시장에 심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해 주초부터 금리 상승을 야기했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관망세를 보이며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었다. 이후 주식시장의 불안은 정부의 금리 안정의지를 강화시킴으로써 오히려 채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했고, 채권금리는 풍부한 매수여력에 힘입어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중 경제성장지표가 둔화되고 전월대비 소비자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금리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구조조정 비용을 위한 예보채 추가발행 가능성은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채권별로 보면 단기물은 5월 단기금리인상 가능성의 영향으로, 장기물은 투신권에 허용된 분리과세 신탁으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기물(2, 3년만기 채권) 위주로 소폭의 금리하락이 예상된다. < 김영준·동원경제연구소 금융경제팀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