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홍보·신속배달·구매사이클 파악 ‘차별화전략’ 매출로 이어져

자신의 첫 사업 아이템으로 ‘김치’를 택한 젊은이.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이병우 할매김치’ 대리점을 운영하는 김지운 사장(27)은 김치의 시장성을 굳게 믿는 사람이다.“예전처럼 김치를 많이 먹지들 않고 김치 판매망도 크게 늘어 경쟁이 치열한 게 사실입니다. 중요한 건 한번 맛보고 다시 찾는 제대로 된 김치를 팔아야 한다는 것이죠. 영업 능력 또한 성패의 중요한 요인인데, 그 두 가지 모두 자신있습니다.”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해운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김사장은 7년만인 지난해 9월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4개월 동안 김치 체인점에서 일하며 차근차근 자신만의 사업을 준비했다. 이 기간 동안 김사장은 김치의 상품성을 눈으로 볼 수 있었고 나름의 영업전략도 세우게 됐다. 지난 2월, 마침내 자신의 김치 판매점을 열고 나서는 그야말로 펄펄 날아다닐 수 있었다. 철저한 준비 덕분이었다.“신문에 전단을 넣어 돌리고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부녀회를 통해 게시판에 홍보하는 작업부터 했습니다. 주말마다 단지안에서는 장터에도 꼬박꼬박 출석했지요. 이 과정에서 2백가구 정도의 첫 고객이 생기더니 재주문과 신규 고객 확보 사이클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개업 첫 달 홍보비용으로 3백만원을 썼고 지금도 한달에 2백만원 정도는 홍보비로 지출하고 있다. 과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김사장은 “투자한 만큼 또는 그 이상 돌아온다는 확신이 있기에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고객 관리에 정성을 들인다. 어렵게 확보한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1명의 고객 뒤에는 10명의 고객이 숨어있다는 믿음 때문이다.“김치는 한번 사고 마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구매가 일어나는 상품입니다.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이 구매층이기 때문에 소문도 삽시간에 퍼지지요. 한번 만족하면 십중팔구 단골고객이 되지만 한 사람이 등을 돌리면 그 이상의 고객을 잃게 된다는 걸 잘 압니다. 고객 관리에 정성을 쏟는 게 당연하지요.”김사장은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1회 구매고객, 재구매 고객 등을 정리하고 고객별 구매 사이클을 수시로 파악한다. 주문량이 많은 고객에겐 특별히 우대하는 서비스도 잊지 않는다.김사장이 파는 김치는 서울·경기지역 입맛에 맞도록 만들어진다. 젓갈이나 염도를 중간 수준으로 조절해 웬만큼 까다로운 입맛이 아니고는 대부분 ‘맛있다’는 평이 돌아온다고. 충남 논산에 있는 공장에서 만들어 총판을 거쳐 체인점에 공급된다. 김치 솜씨가 좋은 이병우 할머니가 직접 공장에서 감수를 한다고 해서 ‘이병우 할매김치’라는 타이틀이 붙었다.기본 상품은 배추김치 총각김치 깍두기 오이소박이 백김치 등 다섯가지. 여기에 열무김치 동치미 등 별미김치가 계절에 따라 추가되고 5월부터는 인삼을 넣은 인삼김치도 발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당 평균 5천원. 고객 1인당 매출액은 월 평균 1만~1만5천원 정도다. 하루 30만원 정도의 매출이 오르니 한달이면 9백만원 정도가 총매출액으로 잡힌다.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제외한 순수익은 월 3백~3백50만원.총 매출에서 주문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선이다. 8평 남짓한 점포에 판매시설도 갖춰놓았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직접 찾아오는 고객이 늘어나고 비나 눈이 오면 배달 주문 비율이 높아진다.창업비용은 총 3천3백만원 정도 들어갔다. 물품보증금이 1천만원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점포 임대보증금으로 8백만원, 차량 구입비로 9백만원이 지출됐다. 나머지는 내부 설비와 홍보비용으로 들어갔다.◆주문량 많은 고객엔 특별서비스“단지내 상가의 반찬전문점, 백화점이나 할인점, 재래시장 등 김치를 직접 만들어 파는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시장조사를 해보면 가격에 비해 품질이나 맛이 뒤떨어지는 상품이 더 많더군요. 깔끔한 맛과 높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승산있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신속한 배송망과 전량 리콜제까지 실시하니 고객이 외면할 리 없죠.”이미 ‘생필품’의 범주에 속해 있는 김치는 연간 시장규모만 3천6백억원대에 달한다. 직접 담가 먹던 데서 점차 사먹는 식품으로 옮겨가면서 시장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는 토종 비즈니스. 굳이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를 들지 않더라도 김치의 소비층은 확대되고 다양화되는 추세다.이에따라 고급 김치 소비층도 생겨나 가격과 품질면에서 차별화된 김치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김사장이 파는 김치의 경우 중간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맛과 품질은 고급을 지향, 중산층 밀집지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사례다.배달의 비중이 높은 이 사업은 맞벌이 부부가 많은 20~30평형대 대단위 아파트단지 주변에 자리잡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창업 당사자 입장에서도 배송시간, 판촉작업을 고려하면 아파트 밀집지가 유리하다.요즘 젊은 주부들은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보다 ‘사먹는 음식’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연륜과 손맛이 맛을 좌우하는 김치는 갈수록 구매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이유 덕분에 김치 판매사업은 전망 밝은 생활편의업종으로 분류된다. (02)578-3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