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보통신 분야의 급성장 그늘에 가려 제조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식품산업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다시마차’를 개발, 국내 차 시장에 뛰어든 한 여성벤처사업가가 있어 화제다.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으로 지정된 (주)해심다시마 이선용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일본은 다시마 등을 이용한 해조류 가공산업을 오래전부터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다시마가 국물을 내는 재료나 반찬 정도로만 인식돼왔습니다.”이사장은 2년 동안의 연구 끝에 지난 91년 다시마차를 개발, 일본 특허청으로부터 발명특허를 받았다. 그후 지금까지 북해도산 다시마를 원료로 일본 운티카사와 제휴, 오사카 현지공장에서 다시마차를 생산해왔다.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사장에겐 어려움도 많았다. 지난 94년 국제특허출원할 당시 이미 일본에 다시마를 원료로 한 ‘다시마 도로로’라는 특허 상품이 있다는 이유로 출원자체가 거절당한 것이다.그러나 이사장은 다시마를 우동국물에 넣어 풀어서 먹는 일본의 ‘다시마 도로로’는 다시마차와는 제조방법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들어 일본 특허청에 2차례나 항소, 95년 특허를 받아냈다.◆ 일본서 발명특허 받은 건강식품일본산 다시마차를 국내로 들여오는 것도 벽에 부딪쳤다. 다시마는 차가 될 수 없다며 상품명 정정을 요구하는 보건복지부를 설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6개월간의 줄다리 끝에 지난 97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다류로 식품허가 승인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이사장은 그동안 국내산 다시마차를 개발하는데 애써왔다. 국내에는 차로 가공할 만한 다시마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기술특허를 가지고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국내산 다시마를 찾아 전국 섬지역을 답사한지 10년만에 이사장은 완도에서 뱃길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소량도라는 섬에서 상품성이 뛰어난 다시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소량도산 다시마는 깊고 맑은 찬 바닷물에서 양식돼 우리 입맛에 맞을 뿐 아니라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오던 다시마차를 국산화함으로써 소비자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이사장은 설명한다.이사장이 다시마를 이용해 개발한 상품 아이템은 비단 차뿐이 아니다. 사탕류인 다시마초코 다시마레몬은 물론 다시마젤리 등 다시마를 주성분으로 한 제품들이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이사장은 앞으로 다시마차를 캔으로 포장, 자동판매기 등으로 판매하는 것도 고려중이다.이사장이 설명하는 다시마의 효능은 상식을 뛰어넘는다. 우선 ‘알긴산’으로 불리는 끈끈한 섬유질은 동맥경화를 막고 변비를 없애는데 특효가 있다. 또 몸속에 농축된 중금속을 제거할 뿐 아니라 항균작용까지 한다는 설명이다. 다시마차가 확산되면 국민건강 증진은 물론 다시마 양식 어민들에게도 고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이사장은 강조한다.이사장은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곳곳에 양질의 다시마가 있다고 판단, 가공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우리 다시마, 우리 기술로 만든 국산 다시마차를 국내는 물론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다.“커피보다 맛있고 차보다 이로운 신토불이 국산 다시마차를 만들어 세계시장으로 나아가겠습니다.”반찬 재료쯤으로 여겨졌던 다시마를 고급차라는 고부가상품으로 탄생시킨 이사장의 의욕적인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