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형 등 다양한 신제품 출시, 시장 선점 나서 … 5년 동안 시장점유율 1위

컴퓨터 주변기기 시장은 컴퓨터 성능 향상과 궤를 같이해 진화한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PC시장은 2백37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수치는 인터넷과 PC통신 활성화, 인터넷PC 붐과 함께 DIY(Do It Yourself) PC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기인한다. 이와 관련,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된 제품이 속속 나오면서 메인보드(주기판), CD롬 드라이브, VGA카드, MP3 등 주변기기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지난해 국내 메인보드 시장을 39.2% 점유하면서 1위에 등극했고, 올해 50%를 목표로 시장 평정에 나선 (주)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는 이미 이 바닥에서는 정평이 나있었다. 용산 등 전문상가를 비롯해 전국 컴퓨터 상점에서 유니텍 브랜드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백승혁 사장은 “어른 아이 모두 컴퓨터를 안다고 하는 사람은 유니텍을 먼저 찾는다. 상가 진열대마다 유니텍 제품이 빠지지 않을 정도”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고 말한다.◆ “컴퓨터 아는 사람은 유니텍 찾는다”지난 1992년 설립된 유니텍전자는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개념인 ‘컴퓨터 DIY’와 함께 메인보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부터 무차입경영 등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사업에 나선 유니텍전자는 지난해 말 8년 연속 흑자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지난해 매출은 4백3억원에 순이익 25억원. 올해는 6백85억원 매출에 33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지난해 1백5%였던 부채비율을 올해 74%로 낮출 계획이다. 현재 임직원은 공장인력을 포함해 1백40여명(2월말 기준)이다.유니텍전자는 올해 매출구조를 메인보드 50%, MP3 45%, 기타 5%로 보고 있다. 점차 MP3 등 차세대 멀티미디어 제품으로 아이템을 늘려갈 예정이다.유니텍전자는 지난 3월21일 코스닥에 등록하면서 용산전자상가에 코스닥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거래초기 주당 4만5천원이던 것이 5월3일 현재 27만8천5백원에 거래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백사장은 주가 급등이 “8년 연속 흑자를 냈고, 5년 동안 시장점유율 1위, 소비자선호도 1위라는 실적에 근거한 회사라는 점이 투자자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 코스닥 열풍 선도유니텍전자는 올해 본격 시작한 MP3플레이어와 매출효자인 메인보드를 양대 축으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신규사업인 MP3플레이어 부문에 역점을 둬 카세트 테이프형(로미)과 목걸이형(줄리) 신제품과 무선리모컨을 활용한 헤드폰형 제품을 출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들 신제품은 해외 특허 출원중이며 인텔, 후지쯔 등과 대규모 OEM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또 차세대 제품으로 MPEG2 기반의 휴대형 TV/PDA, 온라인게임 전용 단축키보드 등도 개발해 멀티미디어기기 사업을 조만간 궤도에 올려놓을 생각이다. 유니텍전자는 최근 열린 컴덱스차이나에 참가해 3∼4개의 현지 업체와 총 10만대 규모의 MP3플레이어 수출을 상담하는 등 올해 27만대 이상 수출할 계획이다.그러나 유니텍전자를 위협하는 요소도 있다. 주력제품인 메인보드와 MP3플레이어가 기술, 아이디어 진화속도가 빠른데다 시장 진입장벽도 낮기 때문에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영업망 구축과 가격경쟁력 확보 등이 이 회사의 장기전망을 좌우할 핵심과제라고 진단한다.★ 인터뷰 / 백승혁 사장8년 연속 흑자 … 자본·기술력이 경쟁력“용산에 용났다.”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가 용산전자상가 업체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을 간다고 했을 때 주변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유니텍전자는 당당히 등록, 사람들을 처음 놀라게 했고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면서 두번 놀라게 했다.유니텍전자의 승승장구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92년 창업 이래 8년 연속 흑자 기록, 컴퓨터 주기판(메인보드) 시장 점유율 1위, 소비자 선호도 1위라는 흔들리지 않는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백승혁 사장(40)은 성공비결에 대해 ‘그냥 열심히 했기 때문’이라고 겸손해 했지만 철저한 그만의 경영방식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백사장은 용산에서만 ‘짠밥’이 10년이 넘는다. 지난 1990년 인텔반도체 국내 대리점에 영업맨으로 입사해 용산 바닥부터 ‘생리’를 익혀 왔다. 그리고 92년 남들보다 앞서 DIY(Do It Yourself) 개념을 가지고 메인보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생리를 잘 알고 아이템 선정의 선견지명 덕택에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그런 그에게도 작은 시련이 있었다. IMF 시기였다.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어음이 부도가 나면서 돈을 날린 것이다. 그러나 회사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무차입 원칙으로 은행에 돈이 충분히 있어 큰 문제는 없었다. 당시 사업이 잘 돼 은행에 항상 돈이 많았다”고 백사장은 회고했다. 유니텍전자는 현재까지도 어음은 물론 당좌거래도, 외상거래도 하지 않고 있다.백사장의 경영수완은 메인보드 시장에서의 성공 고삐를 MP3 시장으로 당겨 잡으면서 빛을 발했다. 지난해말 발표한 MP3가 공전의 히트를 친 것이다. 타사 제품이 단순한 워크맨형이라는데 착안해 제품 디자인을 카세트 테이프형과 목걸이형으로 잡은 것이 주효했다. 두 제품은 세계 특허출원된 상태다.백사장은 기술력이 바탕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마케팅과 서비스도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 세계 최초의 카세트형, 최소형 MP3를 시장에 내놓았고, 현재 MP3 플레이어, MPEG2 지원의 휴대용 TV/PDA와 컴퓨터 단축키 시스템 개발 등에 열중하고 있다.지금 벤처 업계에선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수익이 없는 업체는 문을 닫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인 가운데 ‘기본이 없으면 하지도 않는다’는 백사장의 철학이 새삼 중요하게 들린다.◆ 애널리스트 시각MP3시장 밝아 ‘성장성 쾌청’동사가 추진하는 메인보드 및 MP3플레이어 시장에 대한 전망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올해 국내 PC시장은 수량기준 20% 성장할 전망이며,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MP3플레이어는 차세대 휴대용 디지털음향기기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향후 유니텍전자가 주력사업으로 추진중인 MP3플레이어 시장은 기회와 위협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MP3플레이어 세계 시장 규모는 2000년 1백만대, 2001년 1천5백만대, 2002년 3천만대로 대폭확대가 예상된다.그러나 SDMI(전세계 주요 음반사업자들이 디지털 음악파일의 불법유통을 막고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컨소시엄) 표준안 선정시 저작권 문제, 기술력 및 자본력의 취약, 낮은 진입장벽에 의한 경쟁업체 난립 가능성, 원자재 부품인 플래시 메모리의 품귀 현상 등은 위협요인으로 들 수 있다.메인보드 부문에서 동사의 강점은 국내 1위의 메인보드 유통업체라는 높은 인지도와 전국 각지에 보유한 유통망, MP3 플레이어 부문에서 기존 아날로그 카세트기기에 호환이 가능한 기술과 독특한 디자인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MP3 플레이어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동사의 MP3 사업이 본궤도에 이를 때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최근 유니텍전자의 주가는 코스닥시장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향후 MP3플레이어에 대한 긍정적 시장전망과 1/4분기 실적호전(전년동기대비 외형 80% 증가, 경상이익 2배 증가)이라는 호재 외에도 유통주식수가 매우 적다는 수급상황이 주가상승의 주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도원·LG투자증권 기업분석팀 책임연구원 designtimesp=19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