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조기 공적자금 투입, 투자심리 회복 … 코스닥 추가하락 우려 줄어
주가가 잔인한 4월을 뒤로 하고 5월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은 투신사에 대한 정상화 기대감으로 다소 회복되고 있고,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특히 지난주의 주식시장은 올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던 그동안의 시장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을 보였다.우선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 증시가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어온 미국 주식시장과의 동조화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 있는 징후로 보인다.기본적으로 경기 사이클이 다른 두 나라의 주식시장에서 전일 주식 시장을 그대로 복제하는 수준의 동조화는 어찌 보면 그 자체가 비정상적인 상황일 것이다. 미국이 다음주에 금리인상을 앞두고 있는 반면 우리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지난주 한국은행에서는 최근 수입급증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축소되고 있으나 물가 상승압력이 현실화되지 않아 긴축 기조로의 전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힌바 있다.또 하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 우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오름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올들어 우리 주식시장의 유일한 매수 주체가 외국인 투자자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그동안 구조조정 파문으로 제 역할을 못했던 투신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시점에서 주식시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미증시 동조화도 어느 정도 벗어나최근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보이자 일부에서는 ‘SELL KOREA’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이웃인 일본에서도 같은 투자 패턴을 보이고 있다.도쿄증권거래소가 발표하는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에 의하면 4월 셋째주의 외국인 순매도액은 4천1백7억엔으로 90년3월 첫째주의 5천5백32억엔 이래 약 10년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그 결과 4월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6천7백14억엔에 이르러 월간 기준으로 98년 9월 이래 처음으로 매도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인은 일본시장에서도 지난 한해 동안 7조5천억엔의 순매수를 기록한 최대 매수 주체였으나 올들어 최대 매도 주체로 자리를 바꿨다.이처럼 외국인들이 4월 매도세를 보인 것은 미 주가 급락으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해외에 투자한 기술주 등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주식시장에서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는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으나 헤지펀드인 타이거 매니지먼트에 이어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거액 손실도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지난 달의 지수 800선의 붕괴는 미국증시 폭락과 투신의 구조조정에 따른 수급 불균형의 충격으로 나타난 것이지만, 지수 700선 붕괴의 모습은 경기 전반에 대한 불안감과 이에 따른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에 대한 과민반응이 가시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물론 우리경제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주 통계청에서 발표한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증가율이 점차 떨어지는 등 일부지표들의 상승속도가 둔화되면서 조정국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경상수지는 1/4분기중 소폭 흑자(5억4천8백만달러)에 그치고 있고, 하반기에는 예상했던 수준에 훨씬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만일 원화절상과 수입 급증세 지속으로 인해 경상수지가 적자기조로 돌아선다면,이는 외국인의 본격적인 주식투자자금 이탈로 나타나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월중 91.1로 전월에 이어 보합세로 둔화되고 있고, 향후 7~9개월 후의 경기상황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지난 10월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그러나 통계청은 경기 상승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는데 대해 외환위기 이후 기술적 반등요인이 해소됐기 때문이며, 따라서 경기가 정점을 치고 하강추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 장세에는 추가적인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또한 지난주 최대 악재로 작용한 투신권의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감이 정책당국의 조기 공적자금 투입 계획과 더불어 현대그룹에 대한 적극 대응으로 상당부분 해소되었다고 본다.정책당국의 강한 의지확인은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며, 나아가 투신의 구조조정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쌓인다면, 주식 순매수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시행으로 투자심리가 안정된다면, 투신의 매물공세를 잠재우면서 증시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1/4분기 실적이 해당 종목 주가 좌우결국 5월 주식시장에서의 투자전략은 조정 때마다 매수에 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며, 주요 종목으로는 낙폭과다에 따라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우량증권주와 업종대표주 중심의 저점매수를 권한다.코스닥 시장 또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매도세가 다소 부담스러우나 충분한 조정을 거친 것으로 보여져 추가 급락 우려는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다만 무차별적인 상승은 힘들 것으로 보이며 미국 나스닥 시장의 경우에서 보이듯 1/4분기 실적 발표가 해당 종목의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