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승권 외 지음/삼성경제연구소/388쪽/2000년/1만원

결과론이긴 하지만 새로운 밀레니엄은 무의미한 숫자 놀음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새 천년과 함께 인터넷으로 인한 혁명이 시작됐다. 혁명을 목격하는 이들의 마음속에는 흥분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이 변화의 시기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연구가 직업인 저자들의 입장을 빌려 말하면 ‘인터넷 벤처를 연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 되고 만 것’이다.이 책은 삼성경제 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세명의 필자가 세기말에서 세기초에 걸쳐 진행한 프로젝트 연구 결과물이다. 난해한 이론적 작업도 아니고 철저한 실용서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 중간쯤에 걸쳐 있어 인터넷과 인터넷벤처를 이해하고 싶은 보통 사람들에게 알맞다.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앞쪽은 ‘인터넷 신세계’에 대한 소개와 인터넷 비즈니스의 일반적인 특성을 요약하는데 할애했고, 뒷부분에서는 인터넷 지식 벤처의 9가지 성공 조건을 분석한다.저자들은 인터넷을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이해하고 접근한다. 여러 기업군이 서로 밀접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AOL과 델 컴퓨터 루슨트 등이 하부구조 기업군, 야후 이 트레이드가 중개기업군, MS 오라클 넷스케이프가 응용기술 기업군, 아마존 시스코 등이 상거래기업군으로 인터넷 생태계를 이룬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벤처기업들도 인터넷 생태계라는 틀로 재구성된다.2부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주제가 연구 대상이다. 여기서 요약되는 인터넷 기업의 성공 조건은 ‘관심을 유도해 주목을 끌어라, 만족을 제공해 주목을 유지하라, 주목을 습관으로 만들어 고착시켜라, 미래에 도전하라,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라, 전문성을 키워라, 열린 지식인프라를 만들어라, 지식자산을 함께 나누어라, 행하면서 배우는 지식활동을 하라’ 등 9가지. 경영환경, 경영자, 지식경영이라는 세 측면에서 분석해 나온 결론이다. 이 책에는 톡톡 튀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다. 하지만 인터넷· 인터넷 벤처에 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난한 정리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