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콘텐츠 탈피 ‘재미’로 무장한 코너 즐비 … 동영상 레슨으로 마니아 유혹

“자네 골프스카이라고 들어봤나?”“아니. 골프가 하늘을 날아가는건가”“이런 무식하긴.”“인터넷에 가면 골프스카이라는 사이트가 있어.”“거기 한번 들어가 보라구.”“골프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될거야.”지금 골퍼들 사이에서 인터넷의 한 골프 사이트가 화제다. 골프스카이(www.golfsky.com)가 바로 그 사이트. 연습장이나 필드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골프스카이 얘기다. 글 하나 하루 조회건수가 1천건을 넘는건 보통이다. 지난 4월19일, 4·19혁명일에 오픈한 골프사이트는 기존 골프사이트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버렸다. 지금까지 형식적인 콘텐츠 구성에 식상해 있던 골퍼들에게 골프스카이닷컴은 이름 그대로 하늘을 날아가는 듯한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왔다.골프스카이닷컴이 인기를 끄는 원인은 단 한가지. 재미있다는 것이다. 골프스카이닷컴에는 골프사이트마다 감초처럼 들어 있는 역대전적이라든지 골프장 안내 골프장 가는길 등과 같은 것이 없다. 인터넷 사이트 성공 조건 가운데 하나가 재미있는 콘텐츠 구성이다. 인터넷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이트가 포르노사이트인 것처럼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재미를 찾는다. 김흥구대표는 “일방적인 기사전달, 형식적인 내용은 버렸고 철저히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골프스카이닷컴은 초기화면부터 파격적이다. 가로 세로 박스 형태로 만들어진 기존 사이트 초기화면 모습을 파괴했다. 글자 크기도 키우고 시원스런 배치에 신경썼다. 천편일률적인 기존 사이트 모습을 배제했다. 빼곡히 채워진 박스에 딱딱한 내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김대표 자신이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면서 느낀 점을 그대로 반영했다. 대다수 인터넷 사용자들은 인터넷 전문가라기보다 문외한들이며 더군다나 골프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컴맹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언중유골프’ 코너 조회수 1천회 넘어골프스카이닷컴이 다른 사이트와 확실히 차별화되고 우위에 있는 것이 ‘언중유골프’ 코너다. 이 코너에는 프로골퍼 김장우 임진한을 비롯해 탤런트 유동근 등 골프에 일가견이 있는 11명의 필진들이 펼치는 골프 경험기가 있다. 그 가운데 특히 ‘떠리원통신’이라는 필명을 쓰는 엄희영씨는 현직 캐디로 해박한 골프 지식과 의표를 찌르는 듯한 감칠맛 넘치는 골프 이야기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린 글 가운데 조회수 1천회를 넘은게 부지기수다. 올린 글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읽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것이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을 듣는다. 엄희영씨는 이 칼럼을 계기로 방송국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골프는 마인드 컨드롤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다. 그런 점에서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 ‘마음과 마음’ 원장을 만나는 것도 이 사이트가 주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정혜신 원장은 골프를 칠줄 모르지만 박세리 우승에는 캐디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는 생각의 글로 이 사이트를 찾는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이들뿐 만이 아니다. 정재욱 헤드 프로의 클럽가이드,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이며 현재 한국 캘러웨이 골프 대표인 이상현 사장이 진단하는 미스샷 처방, 임진한 프로가 가르치는 일대일 레슨, 방송작가 고영분의 왕비기너일기 등 주말골퍼들에게 금쪽같은 내용들이 가득하다.동영상도 이 사이트의 특징중에 하나다. 리드베터 쟈니밀러 등 유명골퍼들의 드라이버샷 핵심, 척추 무릎자세, 손목 코킹, 장타치기, 체중 이동 등 골프의 기본이론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클럽 속아내기도 재미있는 코너다. 실력에 따라 클럽 14개를 모두 지니고 다닐 필요없는 골퍼도 많다. 평균스코어, 라운드당 페어웨어 적중횟수, 라운드당 파온 적중횟수 등을 체크하면 자신에게 적합한 클럽을 표시해 준다.◆ 18홀 퀴즈코너 돌면 점수따라 상품도 가득코너 명칭도 이색적이다. 게시판 명칭이 명월관, 퀴즈는 메가박스 18홀이다. 형식적인 방식을 배제하고 골프규칙을 응용한 퀴즈코너는 재미를 더해준다. 18일간 퀴즈를 풀고 맞힌 실력대로 골프 스코어 기록하듯 한다.5문제 맞히면 이글(-2), 4문제 맞히면 버디(-1), 3문제 맞히면 파(0), 2문제 맞히면 보기(+1), 1문제 맞히면 더블보기(+2), 모두 틀리면 더블보기(+5)로 점수를 기록한다. 18일 동안 집계한 점수에 따라 우승 준우승자에게 상품도 수여한다.우리모임본부는 골프동호회 만남의 장소다. 현재 이 코너는 31개 골프 동호회가 방을 개설했고 커뮤니티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골프스카이닷컴에 떠 있는 배너 광고는 차별화 전략의 꽃으로 불린다. 배너광고를 클릭하면 그 안에 동영상으로 배우는 레슨 코너를 삽입해 이용자들이 광고를 클릭하지 않을 수 없도록 했다. 또 광고주 회사의 제품 소개와 게시판 기능 등 커뮤니티 장을 만들어 단순 배너 광고 형식을 탈피했다. 따라서 이 배너 광고는 가격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광고 게재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신세계백화점 골프용품 매장과 제휴해 프로샵도 운영한다. ‘골퍼들이 가장 신뢰하는 제품만을 팔자’는 모토로 골프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 코너는 현재 회원 가입자만이 이용할 수 있다.오픈한지 한달이 채 안된 사이트. 그것도 국내에서 아직까지 대중 스포츠와 거리가 먼 골프사이트가 장안에 화제가 된 것 자체가 ‘사건’으로 비춰진다. 골프스카이닷컴이 보여준 재미있는 소재, 독특한 아이디어로 구성된 형식은 비즈니스 모델 찾기에 고심하는 인터넷 벤처 기업들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뷰 / 김흥구 골프스카이닷컴 대표“제3의 언론으로 만든다”골퍼치고 김흥구 이름 석자를 모르면 간첩소리 듣기 십상이다. 한국경제신문에서 골프전문기자로 10년 이상을 활약했던 그가 어느날 인터넷 벤처기업 대표로 나타났다. 골프사이트를 구축하고 험난한 인터넷 벤처기업가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해박한 골프지식, 풍부한 경험, 국내 최고의 골프라이터라는 것이 창업 담보였다.김대표는 “기존 골프사이트를 검색해 본 후 이 정도면 해 볼만하다”는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결심 3개월만에 승부수를 던졌다. 컴맹이나 다름없었지만 자신있었다. “골프를 가장 잘 안다고 자부했던 내가 골프사이트를 만들지 않는게 직무유기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골프스카이닷컴이 추구하는 정신은 생생한 정보전달이 생명인 언론매체의 이념에서 출발했다. “그 역할에 충실하다보니 직원들은 새벽 퇴근이 일상이 됐다”고 토로했다. 창업 4개월, 사이트 오픈 한달여만에 방문객수가 벌써 15만명을 넘어섰다.김대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보유한 콘텐츠의 3분의 1도 수록한게 아니라는 얘기다.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사이트가 되기 위한 전략의 하나다. 골프스카이닷컴을 통한 다양한 제휴와 비즈니스 모델도 무궁무진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김대표의 궁극적인 목적은 골프스카이닷컴이 언론매체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다. “골프스카이를 신문과 방송 기능을 조화시킨 제3의 언론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