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모델 상품화 가능하고 전략적 제휴관계 있어야 시너지효과 ‘기대’

5월10일 연세대에서 열렸던 바이오벤처 포럼.많은 연구원들이 전문적 기술과 가능성으로 무장한 채 ‘연구’의 영역에서 ‘비즈니스’의 영역으로 뛰어들면서 바이오벤처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덩달아 바이오벤처 투자를 향한 시중의 대기성 자금들도 제대로 된 바이오벤처기업을 수소문하느라 분주하다.하지만 제대로 된 바이오벤처기업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각 바이오벤처가 제시하는 개발 품목의 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창투사를 비롯한 많은 투자자는 바이오벤처에 대한 선별기준에 대해 곤혹스러움을 토로한다. 바이오벤처가 가지고 있는 기술의 평가는 물론 과연 어느 분야가 그 회사의 특화된 기술인지 판단하기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바이오벤처기업이 가능성 있는 아이템을 전부 추진할 수도 있지만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해 자금유치가 유리한 기술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시류에 편승한 거품이 끼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소리도 들린다. 반면 바이오벤처 업계에서는 미래가치가 IT업체보다 더 높기 때문에 회사가치의 평가모델을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바이오벤처에 대한 판단기준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첫째, 기술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도 당연하다. 80년대 불었던 생명공학의 붐으로 국내 연구진의 수준은 세계수준과 어깨를 겨룰 수 있다는 평이다. 이런 점에서 기술력 판단의 핵심요소는 개발기술의 상품화가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생산관련 특허의 확보여부와 <사이언스 designtimesp=19779>나 <네이처 designtimesp=19780> 등 외국의 저명한 과학지에 게재된 연구실적도 기술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한 잣대가 될 수 있다. 물론 유명한 연구소의 연구원들을 나열하는 식의 기술력이라면 다시 한번 고려해 보아야 한다.둘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분석이다. 사업성 모델과 연구개발 기간, 경쟁업체나 품목과의 차별화 전략이 뚜렷한지에 대한 심사숙고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시장의 규모와 팽창가능성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셋째,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이다. 연구계획 자체가 막연하고 광범위한 상황에서 많은 돈만을 한꺼번에 확보하려 한다면 그 회사는 어쩌면 확보한 자금으로 연구를 막 시작하려 할지도 모를 일이다. 성장단계에 맞는 적절한 자금유치 계획도 좋은 판단기준이 될 것이다.넷째, 바이오벤처의 장기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실질적인 전략적 제휴관계를 꼭 살펴봐야 한다. 해외 생명공학 산업의 핵심은 전략적 제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와 생명공학 기업 그리고 대학의 연구팀들이 다양한 제휴를 통해 산업적 메커니즘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선진 바이오산업의 가장 큰 강점이다. 지금 당장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겠지만 기술은 물론 마케팅 제휴 등은 벤처 기업에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이라 할 수 있다.바이오벤처의 증가가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의미할 수는 없다. 기업수의 증가와 함께 이를 제대로 평가하고 적절한 투자가 지속되는 메커니즘이 정착돼야 성장기반이 확고해진다. 미국에 비해 2.1%에 불과한 연구개발비로 기술과 상품을 세계화하기에는 아직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첨단 기술력과 이에 대한 집중적이고도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한국의 바이오산업은 15% 이상의 고도 성장으로 세계 바이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02)2194-35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