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경제성장으로 원유수요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하에서 산유국들이 추가증산에 나서지 않으면 원유수급 상황이 더욱 악화, 유가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근 국제유가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여 세계경제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4월 중순 이후 원유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크게 오르기 시작, 최근에는 배럴당 30달러대 재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3월 중순 원유감산 여파로 한때 배럴당 35달러대를 돌파함으로써 걸프전 이후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4월 중순 이후 원유공급 부족, 휘발유가격 강세 및 산유국들의 추가증산 불가 방침으로 다시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우리 원유수입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도 4월 중순 배럴당 20달러로 안정되었으나, 최근 27달러대에 진입하며 불과 한달 만에 6∼7달러가 오르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최근 국제유가의 급등은 무엇보다도 산유국들의 원유증산에도 불구하고 원유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는 데에 기인한다.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금년 세계 경제성장으로 원유수요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하에서 산유국들이 추가증산에 나서지 않으면 원유수급상황이 더욱 악화, 유가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또한 산유국들의 추가증산이 없을 경우 금년 3/4분기 22만 배럴, 4/4분기 1백72만 배럴의 원유공급 부족사태가 예상되며, 일부 펀드들의 투기적 거래까지 가세할 경우 유가안정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아울러 OPEC가 오는 6월21일 열릴 총회에서 원유 추가증산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OPEC 주요국들이 추가증산에 나설 뜻이 없음을 시사하고 있는 점도 유가상승을 부추겼다. 특히 5월10일 사우디 베네수엘라 멕시코 3국 석유장관은 멕시코에서 회동을 갖고 올 9월 이전 OPEC의 추가증산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시장의 기대를 무산시켰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여름 휴가철이 다가옴에 따라 미래수요 증가에 대비한 선취매로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도 유가강세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향후 국제유가는 석유수급 불균형 문제가 당분간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길게는 3/4분기, 짧게는 2/4분기까지 강세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6월 총회에서 OPEC의 추가증산 합의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며, 미국의 휘발유가격 강세도 올 6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다. OPEC 회원국의 쿼터 초과생산량도 소비국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석유시장을 불안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미국을 비롯한 석유소비국들의 유가안정을 위한 정치외교적 노력과 노르웨이 멕시코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의 증산 가능성, 그리고 OPEC 회원국이지만 생산제약이 없는 이라크의 원유생산 및 수출 확대 등이 유가상승을 억제하는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원유수요의 100%를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경제 입장에서 볼 때, 최근의 유가상승은 큰 부담이 될 것이다. 특히, 우리 수출업계는 유가강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생산원가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원유의존도가 80%에 달하는 정유산업의 경우 어느 업종보다도 큰 타격이 예상되며, 에너지 다소비업종인 철강산업과 나프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산업도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 또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 감소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