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호황 수혜주 ‘사자’ … 매수세 멈추면 증시 충격클 듯

종합주가지수가 연초대비 30%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5월18일 현재 삼성전자의 주식 시가총액은 55조원으로 상장기업 전체의 22%에 달하며 2위 기업인 SK텔레콤을 두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금년 들어 총 6조 3천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중 3분의 2인 4조3천억원을 삼성전자 한 종목을 사는데 투입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무역수지 악화,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투신권의 만기 매물 출회 등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외국인들은 왜 유독 삼성전자 주식만을 대거 매수하고 있는 것일까.그것은 향후 예상되는 세계 반도체 호황의 최대 수혜업체로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업체로서 기술이나 원가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뿐 아니라 TFT-LCD, 이동통신 단말기 등 다른 사업에서도 ‘떼돈’을 벌고 있다. 올해 1/4분기 순이익만 1조6천억원에 달했다. 작년 1/4분기 순이익의 네 배를 넘고 작년 연간 순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금년 연간 순이익은 자본금의 다섯배인 4조4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주력사업인 반도체의 국제가격은 3월말부터 상승세로 전환되었으며 향후 2~3년간은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시장 예측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세계 PC시장이 2003년까지 연평균 15%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당 소요되는 메모리 양도 PC의 고급화, 대용량화로 연평균 45% 증가하고 있다. 반면 세계 반도체업계는 지난 3년 동안 설비투자를 축소해왔기 때문에 올 하반기부터는 공급부족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TFT-LCD사업은 98년까지만 해도 공급과잉으로 고전했으나 작년에 공급부족으로 전환되어 가격이 급등했다.이동통신단말기 수출도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작년에 단말기에서 1조원 정도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6%로 노키아, 모토롤라, 에릭슨에 이어 4위다.◆ 외국인 집중 매수, 증시 추가 폭락 저지EV/SALES 지표를 기준으로 사업부별로 국내외 경쟁업체와 비교하여 적정가치를 추정해보면, 반도체가 76조3천억원, 정보통신이 10조2천억원, 가전인 6조6천억원, LCD가 4조7천억원으로 계산된다. 합하면 삼성전자의 적정 가치는 98조원, 적정 주가는 57만원으로 계산되어 현재보다 60~70% 더 오를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집중 매수는 투신권의 만기 매물 출회로 수급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추가 폭락을 저지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마저 다른 초대형 우량주처럼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면 종합주가지수는 현재보다 10%는 더 떨어졌을 것이다. 문제는 과연 외국인들이 언제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살 것인가인데 순매수가 주춤해진다면 증시에 주는 충격은 상당히 클 것이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위주의 매수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좋게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반도체시장을 밝게 보고 사는 것이므로 외국인의 매수가 다른 대형주로 확산되기전까지는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