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or not B2B” 기업의 총수에서 말단 사원까지 B2B를 말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철강, 석유를 파는 대기업에서 옷감을 파는 동대문 상인까지 B2B에 심취해 있다. e-비즈니스를 한다는 기업들은 B2B에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동분서주하고 있다.왜 이렇게 B2B에 몰입하는 것일까. 우선 시장규모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조사기관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앤더슨컨설팅이 지난해 한국시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B2B전자상거래 시장은 올해 1천8백억원 규모. 지난해 4백억원에서 4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반면에 지난해 말까지 각광받던 소비자대상 B2C 시장은 지난해 4백억원에 이어 올해 9백억원 규모. 엔더슨컨설팅은 2005년까지 B2B와 B2C의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1백10%, 66%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기업간 거래가 소비자 대상 거래보다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또 하나는 비용절감 측면이다. 기존 오프라인 거래선을 온라인화하면 비용을 평균 20~30% 줄일 수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포드 등과 함께 구축한 e마켓플레이스에서 다수의 공급자로부터 경매를 통해 부품을 구매한 결과 구매 비용을 품목에 따라 5~25%까지 낮췄다. GE는 비용이 25% 줄면 재고비용을 50% 내리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그러나 B2B에서 아직 이렇다할 매출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과 확실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점이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업체뿐만 아니라 B2C 전자상거래 업체 역시 B2B 특급열차에 속속 합승하고 있다. 인터넷사용이 생활화되면서 B2B가 21세기 골드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기업들은 어디서 거래를 할까. 바로 보털(Vortal), e마켓플레이스들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말까지 전세계에 걸쳐 1만개 이상의 관련 사이트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 우후죽순미국의 조사기관 포레스트리서치에 따르면 2004년에는 미국내 인터넷을 사용한 B2B 총 매출은 2조7천억달러가 되며 이 가운데 e마켓플레이스에서 취급되는 거래규모는 전체의 53%에 해당하는 1조4천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에 따라 B2B의 중심축이 e마켓플레이스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e마켓플레이스 시장은 올해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업종별로 60여개 이상이 설립됐다.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생겨날 정도로 붐을 이루고 있다.업계 관계자들은 마켓플레이스를 이끌어가는 기업군을 기존 제조 유통 건설 등 오프라인 업체들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순수한 온라인 기업에 비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장한 기업들의 산업 경험과 백업시스템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경제를 대표하는 벽돌(brick)과 클릭이 합쳐져 ‘블릭&클릭’ 이라는 혼합기업이 B2B를 대표할 것이라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이 같은 예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e-비즈니스 사업을 중점 추진하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화학분야와 철강이다. 화학분야는 현대종합상사 LG상사 SK상사가 공동 설립한 켐라운드(chemround.com), 삼성물산이 국내외 30여개 화학 관련사와 제휴한 켐크로스(chemcross.com) 등이 있다.철강 역시 SK상사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LG상사 포항제철 등이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고 있다.또 SK케미칼은 구매사이트를 개설해 표준화 품목을 중심으로 인터넷구매를 시작했으며 이를 섬유 포털사이트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코오롱은 코오롱상사와 섬유관련 업무를 통합해 섬유포털사이트 구축을 추진중이며 효성 역시 섬유 원자재 구매를 우선해 섬유포털사이트 구축을 진행중이다. 이외에도 쌍용중공업 고합 삼양사 나눔기술 등이 섬유 포털사이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이밖에 자동차 정보통신 컴퓨터 중공업 건설 의료 환경 등 전 산업 분야에서 e마켓플레이스 구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이런 대기업군의 움직임 비해 중소기업쪽은 다소 주춤한 상태다. 먼저 대기업처럼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일 수 없고, B2B를 할 만한 정보화도 안돼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최근 중소기업청,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이 앞서서 중소기업 B2B 포털 사이트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중소기업 B2B 활성화에 새바람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 생존요소로 급부상여기에 그동안 팔짱만 끼고 있던 정부도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B2B사업 지원에 나섰다.산자부는 B2B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중공업 섬유 전력 생물 산업 등 총 9개 업종에서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산자부는 여기에 올해부터 2002년까지 총 7백32억2천만원을 투자한다.현재 전자업종은 대우전자 현대전자 삼성전자가 참여한 일렉트로피아(e-pia.com)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자동차는 자동차공업협회를 중심으로 KNX(Korea Network eXchange)를 개발, 조선은 현대 대우 삼성 한진중공업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경제적 효과를 전통산업과 융합돼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단순측면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모든 경제활동이 인터넷으로 모아진다고 보고 B2B가 미래 인터넷 경제의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한편 연세대 상경대학 경영학과 이호근 교수는 국내 B2B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해 무자료거래, 리베이트, 결제시스템 미비 등으로 상당기간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기업들은 그동안 EDI이나 VAN으로 온라인상에서 기업간 거래는 해왔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인터넷의 등장으로 예전보다 보다 쉽게 B2B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졌지만 완전한 상거래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이교수의 지적이다.★ B2B 전자상거래 성공 10계명1.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라.(Business Model)2. 충분한 시장을 확보하라.(Market Size)3. 특정 산업에 전문성을 가져라. 오프라인 경험이 있어야 한다.(Industry Expertise)4. 유연하고 탄력적인 조직을 가져라.(Structural Inertia)5. 시장을 선점 하라.(First Mover Advantage)6. 브랜드를 널리 알려라.(Branding and Distribution)7. 회원확보를 위한 커뮤니티를 구성하라.(Community Features)8. 독창적인 기술력이 있어야 하다.(Technology)9. 다양한 수익모델을 갖고 있어야 한다.(Blending Revenue Streams)10. 경영층의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Management Execution Hustle)(자료: 골드만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