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농단' 의협과 전공의·의대생 '동상이몽',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
2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은 제 42대 취임식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의료농단'으로 규정하며 "의대 2000명 증원 등 불합리한 정책은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임 회장은 "회원들의 '권익 보호'가 제게 부여된 지상 최대의 중차대한 과제임을 명심하고, 그 어떤 어려운 상황과도 맞서 싸워 이겨내 의사 회원들의 소중한 '의권'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각종 법률적 현안에 대해서는 체계적이고 확실한 운영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 회장은 새 집행부를 인선하며 통상 2명 수준이던 법제이사를 4명으로 '2배' 늘린 바 있다. 그동안 의대 정원을 줄이는 게 맞는다고 주장해온 임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도 증원 저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은 의대 증원 인원을 2000명으로 정한 과학적 근거와 회의록 등을 제출하고, 법원이 판단할 때까지 의대 모집정원 승인을 보류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며 "정부의 무도하고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 정부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고 한심한지 깨닫도록 하겠다"며 "오늘이 의료농단이자 교육농단을 바로 잡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임 회장은 '내부 단결'도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갈등에 빠져 분열되는 것은 정부가 원하는 것으로, 철저한 통제 속에 옴짝달싹 못 하게 하는 것이 정부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라며 "결집된 강한 힘으로 권익 신장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의협과 전공의들 사이에 분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임 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포함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했으나, 박단 전공의 대표는 "협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