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격·환율 상승해도 가격 인상으로 마진 확보 … 음료업 이익증가 투자매력

음식료업종지수는 5월23일 현재 연초대비 52% 하락, 종합주가지수보다 18%포인트 더 빠졌다. 특히 식료업종지수는 57%나 폭락했다. 작년 7월 2.5%에 달했던 시가총액 비중도 지금은 식료 1.1%, 음료 0.5% 등 1.6%로 축소된 상태다. 담배인삼공사를 포함시키더라도 시가총액 비중은 3.1%에 그친다. 업종대표주인 제일제당이 식료업 시가총액의 40%를 점하고 있으니 나머지 기업의 시장 평가는 아주 형편없다는 것이다. 음식료 상장기업수는 46개사로 전체 거래소 기업의 6%나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이 1천억원을 넘는 회사는 9개사에 불과하다.◆ 올들어 종합주가지수보다 18%포인트 더 하락음식료업체들이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성장성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소득탄력성이 낮아 활황기에는 타 산업보다 성장률이 낮은 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불황기에도 수요가 크게 줄지 않아 안정적인 이익이 발생되는 강점이 있다. 확실한 현금이 창출되는 업종인 것이다. 성장주에 대한 거품이 제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가치주에 집중되면 상장 음식료업체의 주가는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식료업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제조원가중 원재료비의 비중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다는 점이다. 노무비와 경비는 30% 미만이다. 또한 옥수수 소맥 대두 원당 등 주요 원재료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곡물시세와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변한다. 96년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국제곡물가격은 98년과 99년의 아시아지역 경제위기에 따른 구매력 감소로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국제곡물가격은 통상 3~6개월 시차를 두고 업체의 제조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원재료비 경감에 따른 마진율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은 99년에도 지속됐다.업종별로는 장치산업으로 진입장벽이 높고 과점체제를 형성한 전분당 제당 제분 조미료 등과 곡물 투입비중이 높은 사료업, 제품 고부가가치화가 이루어진 제과업의 영업이익 증가가 컸다. 차입금이 많은 음료업도 금융비용 경감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었다.금년 세계 곡물의 소비량 대비 재고량은 옥수수가 전년과 비슷한 18.7%로 추정된다. 반면 소맥은 1.8%포인트 하락한 21.1%, 대두는 2.4%포인트 하락한 13.0%로 예상된다. 따라서 2000년 이후 옥수수는 보합, 소맥과 대두는 강보합이 예상된다. 그러나 소비량 대비 재고수준이 예년보다는 높은 수준이어서 중장기적으로 국제 곡물가격의 급등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환율이다.환율이 떨어지면 원재료비가 크게 경감한다. 그러나 환율이 상승하면 원재료비 부담 외에 구매과정에서 발생한 수출입대금 연불결재나 GSM자금 등 외환과 관련된 영업외수지가 악화된다. 작년까지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움직임은 음식료업체의 수익성에 대단히 긍정적이었다. 금년 들어 국제 곡물가격은 전년말 대비 10% 정도 올랐다. 최근 환율도 상승하고 있어 두 가격변수만 놓고 보면 향후 음식료업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다.그러나 통상 곡물가격이나 환율이 많이 올라 원가부담이 가중되면 업체는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그 후 가격 인하는 크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향후 곡물가격과 환율이 계속 상승하더라도 가격 인상으로 마진을 확보하기 때문에 음식료업체의 실적 악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2000년에도 국내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소재식품과 2차가공식품 모두 5∼6%의 출하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본격화됨에 따라 소득탄력성이 낮은 식료업의 특성상 타 산업보다는 성장률이 낮을 전망이다. 담배인삼공사와 워크아웃으로 지정된 신동방을 제외한 25개 식품업체들의 금년 매출액은 4.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식료업 특성상 소재식품과 가공식품 모두 출하량은 타 산업보다 낮은 5% 증가에 그치고 평균 판매단가도 소폭 하락하기 때문이다.올들어 상승하기 시작한 국제 곡물가격은 아직도 낮은 수준이어서 영업이익은 12.2% 증가가 예상된다. 차입금 축소로 금융비용이 감소하나 외환관련수지가 전년보다 악화돼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3%와 1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매출액은 7.3% 늘어나며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각각 9.4%, 10.2% 증가할 전망이다. 음료업은 경기회복으로 맥주와 청량음료의 수요가 크게 증가, 상장 6개사의 2000년 외형은 전년대비 16.8% 증가하며 영업이익과 경상이익도 각각 41.3%와 1백39.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두산은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가 튼튼해졌다. 식음료부문의 현금 유입과 전자부문의 성장으로 수익성도 대폭 개선된다. 금년에도 PCB원판인 전자부문과 생명공학부문의 성장 및 금융비용 감소로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국내 시장점유율이 95%에 달하는 담배인삼공사는 차입금이 전무하고 부채비율이 29%에 불과하며 금융자산이 7천억원에 이르는 초우량 대형주이다. 금년 하반기 이후 디스 등의 가격이 100원 인상되면 연간 경상이익은 2천억원 증가한다.◆ 두산·롯데칠성·동원 등 실적개선국내 최대의 식품사인 제일제당은 올해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판매단가 하락과 이익 기여가 컸던 항생제 원료 7-ACA의 국제가격 하락으로 외형과 이익이 소폭 감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제당 제분 대두가공 조미료 등 소재식품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지속된다. e-비즈니스와 엔터테인먼트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고 바이오사업의 성장성도 부각될 것이다.동양제과는 제품 고부가가치를 통한 이익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ATV 프로그램 공급업체를 4개나 보유하고 있으며, 영상사업지주회사인 ON MEDIA의 설립을 통하여 종합영상사로 도약할 것이다.동원산업은 금년들어 작년에 크게 감소했던 어획량도 증가하고 어가도 회복되고 있어 이익 기여가 큰 수산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성미전자, 동원증권 등 우량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00년 예상 PER는 1.8배에 불과하다.농심은 라면시장에서의 압도적 시장지위와 우량한 재무구조로 사상 최대 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에 ‘새우깡’의 가격을 인상하면 연간 2백억원의 이익이 추가된다. 삼양제넥스는 주제품인 전분당이 공급자시장의 안정적인 영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초기의 투자비용을 가속상각으로 회수하여 영업활동을 통한 고수익 기반을 구축했다. 항암제 택솔의 장기공급 계약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생명공학부문의 성장성도 높다. 롯데칠성은 마진율이 높은 신제품 ‘2%’의 폭발적 수요 증가로 사상 최대 이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