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구조조정 가시화되면 인수합병 관련 주식 상승세 기대

지난주 620포인트를 보였던 증시가 일주일만에 장중 한때 840포인트까지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주식 투자자들의 손놀림도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기간을 거칠 것으로 보이지만 상승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적으로 테마주에 주목해 보는 것이 괜찮을 듯싶다. 올 여름 서머랠리(Summer Rally, 여름 상승 효과)를 달굴 재료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관련주하반기부터 반도체 공급 부족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 상승에 힘입어 수익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 반도체시장의 공급부족 현상으로 최근 64메가D램 가격이 개당 7달러선을 넘어섰고 반도체 부족현상은 2003년까지 지속돼 가격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적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주가 상승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전자의 경우 D램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TFT-LCD, CDMA단말기 등 제품도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4분기 1조6천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고의 순이익도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자는 현금흐름 경영을 통해 10조에 달하는 부채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투신의 정리방향에 따라 추가 상승폭이 커질 수도 있다.반도체를 검사하는 장비업체들도 수혜 종목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디아이, 미래산업, 엠케이전자 등이 수익을 낼 것으로 예측된다. 이밖에 신성이엔지, 케이씨텍, 주성엔지니어링 등도 기존 산업분야에 새로운 사업을 접목,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어 주목된다.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통신서비스 업체 및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함께 하반기엔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업종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M&A 관련주정부가 올 하반기부터 적대적 M&A(인수합병)를 허용하는 사모펀드를 추진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직 실시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를 허용할 경우 말로만 듣던 적대적 M&A가 국내에서도 가능해진다. 기존의 펀드는 한 종목을 20% 이상 매입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사모펀드는 한 종목으로 1백%를 채워도 된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대주주 지분이 적은 기업들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이 때문에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이 30% 미만인 기업이 인수합병의 1차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대한투신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조흥화학(대주주 지분 14.9%), 제일모직(15.92%), 중외제약(17.3%), 미창석유(17.5%), 동화약품(22.1%), 삼성라디에이터(23%), 대림수산(24.03%) 등 19개 업체가 유력한 M&A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적대적 M&A가 일어나는 상황을 살펴보면 첫째,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들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이에 따른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 일어난다. 적자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흑자사업부라도 기업의 생존을 위해 팔아야 할 경우 매각보다는 저렴한 인수합병을 택한다는 것. 요즘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은행간 합병 시나리오도 하나의 실례로 볼 수 있다.둘째는 하이테크 산업체의 기술 개발이 지체될 경우 인수합병으로 연결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첨단 기술을 따라잡기 힘든 기업들은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거나 동종업체끼리 합병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벤처기업들간의 인수합병이 이 경우에 속한다.셋째는 현금자산이 풍부한 벤처기업이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진 굴뚝 산업체를 인수하는 경우다. 주식시장에서 거대 자금을 거둬들인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금융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금리가 낮아지면 중장기적으로 인수합병 관련 주식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았다.◆ 민영화 관련주정부가 올 하반기 주요 공기업들의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최근 새롭게 부각된 테마가 공기업 민영화 관련 종목이다. 타깃이 되고 있는 종목은 포항제철 한국전력 담배인삼공사 한국통신 등이다.정부가 민영화를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금융권 구조조정에 필요한 공적자금을 정부가 보유한 공기업 주식을 매각하면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정부의 포항제철 민영화 방안이 확정된 지난 9일 포항제철이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전력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고 담배인삼공사의 경우 최근 1주일간 거래량이 꾸준히 늘면서 지난 주 10%가량 오르기도 했다. 한국통신의 경우 IMT2000테마에 한솔엠닷컴 인수설, 민영화 가능성까지 겹쳐지면서 외국인의 매수가 몰렸다.신흥증권 리서치팀 이필호 과장은 “포철이나 한전은 우량주임에도 가격이 오랫동안 오르지 않아 추가 상승 여력이 많고, 외국인들도 이들 주식의 보유 비율을 꾸준히 높여 수급요인도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남북경협주남북정상회담 결과 대북경협 본격화가 예상되면서 남북경협주도 커다란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6월12일부터 시작된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투자자들은 관련주들을 선취매 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이번 주 남북 정상이 만난 이후부터는 경협 관련 주식의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향후 북측과 맺은 사업계획이 착착 진행되면 이 사업에 관련된 기업들의 주식도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전망한다.특히 남북경협사업자로 선정되고 사업승인까지 얻은 (주)대우 녹십자 태창 한국전력 한국통신 LG상사 외환은행 현대상선 현대건설 삼성전자의 경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대우의 경우 남포공단에서 셔츠와 가방, 재킷을 생산하는 대북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국제상사도 남포·나진 등에서 신발산업을 북측과 합영 형태로 진행시킬 계획이다.녹십자는 평양에서 의약품 제조를,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은 이미 지난해부터 신포에서 경수로 건설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선 외환은행이 부지내 은행 점포를 개설해 금융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남북경협주로 관심을 모았던 LG상사는 나진·원산에서 가리비를 양식하고 생산할 계획이며, 삼성전자는 남북이 공동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대북사업의 길을 튼 현대건설 현대상선 현대아산은 현재 벌이고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관광 및 개발 사업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이밖에 북한내 통신협력사업자로 한국전자산업 한국통신 온세통신이 통일부에 사업자 승인을 받았다. 롯데제과는 평양에서 쵸코파이를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기관들이 남북경협 관련 주식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아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에 따라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IMT-2000 사업 관련주올해 통신업체들의 최대관심은 IMT-2000 사업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 하는 점. 미국 금융기관인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시장의 IMT-2000사업권의 내재가치는 총 1백82억달러(20조원)로 3개 사업자만 선정될 경우 개별 사업권당 내재가치는 60억7천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이렇듯 엄청난 이권사업에 국내 각 정보통신 업체들은 생존을 걸고 뛰어들고 있다. 업체들의 생존이 걸린 IMT-2000 사업권과 관련된 주식도 이런 이유 때문에 뜨고 있는 것.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SK그룹의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LG그룹의 LG텔레콤, LG정보통신과 데이콤, 한통그룹의 한국통신과 한통프리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등이다.장비제조업체도 이 테마와 관련된 종목이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성미전자 기산텔레콤 콤텍시스템 흥창 터보테크 와이드텔레콤 팬택 등 9개의 제조업체도 상승무드를 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