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신뢰회복·자금흐름 정상화가 변수 … 3/4분기 기업수익 주시해야

최근 현대 사태에 관한 문제가 쉴사이 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 현대사태는 과연 완전히 해결된 것인가? 또 다른 재벌해체로 이어지지는 않을까.외환은행은 2개 현대 계열사(현대건설, 현대상선)에 대한 당좌대월 한도를 늘려주기로 결정했다.그것이 유동성 위기이든 일시적인 현금흐름의 불안정이든 간에 정부와 채권은행은 이들 두 회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나머지 현대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은 작년에 이미 상당수 해소된 상황이어서 두 회사가 만약 부도가 나더라도 연쇄부도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경제회복의 원동력 구실을 해 왔던 구조조정에 대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이해할 만하지만, 현대사태는 구조조정 노력의 실패로 보이지는 않는다.첫째, 현재 현대의 유동성 문제는 정상적인 자금 흐름이 막힌 탓이다. 시중의 자금흐름이 투신사로부터 단기 은행 자금으로 이동하면서 회사채 시장의 수요를 가로 막았기 때문이다. 투신사는 새로 발행되는 회사채의 주요 흡수처 역할을 해 왔다. 대우그룹의 사실상 파산으로 인해 투신사의 지급능력이 의심되면서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갔다. 그 결과 회사채 시장 수요가 급감했고, 기업들은 시한이 다가온 부채의 만기연장이 어려워진 것이다.시중의 자금흐름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투신사에 대한 신뢰가 회복돼야 한다. 현재까지 정부의 정책은 투자자들이 금융권 전반에 걸친 신뢰를 회복하도록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둘째, 현재의 사태는 정부와 채권은행이 현대의 구조조정에 더 많은 압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구실을 제공한다. 정부와 채권은행들은 추가자금지원을 하는 대가로 다른 재벌보다 구조조정이 늦었던 현대에 대해 구조조정의 가속화를 요구할 것이다. 재무적인 문제와 더불어 기업지배구조 또한 정부가 제기할 주요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셋째, 이번 사태에서 정부와 채권은행들이 연쇄부도를 막는데 성공한다면 이는 체계적인 위험을 막는 것이 된다.◆ 당분간 조정장세 불가피 … 장기전망 밝은편국내 증시는 현대사태를 즉각적으로 반영, 급락을 보이다 이제는 수습이 된 듯하다. 시장은 정부와 채권은행들이 현사태를 2개 회사에 한정된 상태로 수습할 능력이 있으며 더 이상 퍼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그러한 시장의 판단은 맞는 것 같다. 물론 한동안 증시는 출렁거릴 것이고, 정부와 채권은행이 문제해결에 성공할 때까지는 급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정부와 채권단이 얼마나 빨리 투자자신뢰를 회복하고 자금흐름을 정상화하느냐가 관건이다.전문가들은 1, 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 그 기간중에 정부는 현사태를 수습할 것이고 경제성장률은 현저히 감소할 것이다. 경제성장률의 감소와 기업 수익 탄력의 약화로 증시는 활황을 누리기는 힘들 것이다. 시장은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며, 오르더라도 짧은 상승만이 있을 것이다. 시장은 전년대비 GDP성장률 12%에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사실상 1/4분기 전년대비 GDP성장률은 12.8%에 달하여 시장과열을 우려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계절적인 변수로 조정을 거치고 나면 경제성장률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이는 3/4분기 기업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을 시사한다. 투자자들은 2001년에 대한 전망이 나오기 전까지 하반기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조언한다. 장기적으로는 시장전망은 밝은 편이다. 경기하락으로부터 회복을 하고 나면 2001년 이후 성장세가 시작될 것이다. 금융권의 과도한 유동성은 재빨리 시장에 흡수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