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빠른 배달로 성공 … 통합정보시스템 구축·배송센터 확충 추진

어떤 상품이나 사업이 선을 보였을 때 소비자가 보이는 반응은 갖가지다. 이게 뭐지 「궁금증유발형」, 또 나왔어 「시큰둥형」, 재미있네 「관심유발형」. 그중에는 왜 이제야 나왔어 하는 「고객열광형」도 있다. 찾던 바로 그것이라는 반가움을 담고 있다.인터넷비즈니스가 봇물을 이룬다. 그런데 사무용품 전문 쇼핑몰은 고객열광형과 비슷한 것 같다. 지우개 볼펜 샤프펜슬을 사야 하는데 주위에 문구점이 없다. 차를 몰고 나가자니 번거롭고 미루자니 갑갑하다. 살 것은 자질구레한게 많은데 작은 문구점에서는 모두 구할 수도 없다. 근처에 대형 문구점도 없다. 이를 자주 구입해야 하는 기업체 총무과 직원들의 번거로움은 말할 필요도 없다. 간편하면서도 저렴하게 살 수는 없을까.◆ 가격 저렴해 도매상에서도 주문이런 필요에 의해 탄생한게 사무용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 아이피스(대표 최건). 국내 굴지의 제지업체인 계성제지그룹 계열사로 탄생한 아이피스는 이 분야에서 급성장하는 기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매출을 보자. 아이피스(www.iffice.co.kr)는 매달 거의 2배로 매출이 늘고 있다.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2월 매출이 2억원이었으나 3월엔, 4억5천만원 4월과 5월에는 각각 7억원으로 늘었다. 인터넷 비즈니스업체들이 매출을 올리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불과 4개월만에 판매액이 20억원을 넘어섰다.취급품목은 데스크용품 전산용품 생활용품으로 사무실에서 필요로하는 대부분의 제품을 망라하고 있다. 필통 CD케이스에서 잉크 토너 전산용지 커피 컵라면까지. 올 매출은 1백억원, 내년은 4백억원, 2003년에는 1천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의욕적으로 매출목표를 잡은 것은 사무용품 판매가 대부분 전자상거래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사무용품은 대표적인 규격제품. 실물을 보지 않더라도 상품 내용을 안다. 반복 사용하는 것이어서 어떤 회사의 제품이 어떻다는 것을 안다. 굳이 매장에 가볼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소매점에서 사는 것보다 평균 35% 싸다고 회사측은 밝힌다. 게다가 가까운 곳은 주문 당일, 먼 곳은 다음날 배달된다.사업을 시작한 것은 작년 10월부터. 하지만 최건(36) 사장이 이를 구상하고 준비한 것은 5년이 넘는다. 계성제지 그룹 최낙철 회장의 둘째 아들인 그는 고려대 심리학과와 미국 피츠버그대 경영대학원을 나온 뒤 90년대 중반 미국 굴지의 종합제지업체인 조지아퍼시픽에서 근무했었다. 5년간 미국생활을 하면서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오피스데포. 사무용품을 파는 전문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기업. 회사 근처에 매장이 있어서 자주 들를 기회가 있었다. 이 회사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성장률 때문. 사무용품 시장이 연평균 6% 커지는데 비해 이 회사의 성장률은 폭발적이었다. 역사는 짧은데 매출은 1백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성장한 것. 놀라운 눈으로 살펴보고 귀국한 뒤 작년부터 사업준비에 들어갔다.우수 인력을 모아 프로그램을 짜고 매장을 준비했다. 매장은 배송센터를 겸했다. 처음 거래하는 사람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시장을 판단하기 위한 안테나숍 기능도 겸하고 있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2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는데 사이트에는 주문이 몰리기 시작했다. 마치 왜 이제야 시작했느냐는 것 같은 반응이었다. 몇몇 기업들은 아예 주단위나 월단위로 정해진 수량을 갖다 달라고 주문해왔다. 자사의 자동 구매시스템과 연결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혀오기도 했다. 몇몇 문구점은 도매상으로부터 받는 가격보다 저렴하다며 구매 제의를 해오기도 했다. 아이피스는 대대적인 사업육성을 위해 총 50억원을 투자해 고속배송센터 확충과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미국 오피스데포 벤치마킹서울 연지동과 역삼동 영등포 등 세곳에 있는 고속배송센터를 올해안에 4개정도 더 늘리기로 했다. 강북과 강남에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 내년까지는 지방 주요도시에 배송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컴팩과 공동으로 연말까지 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주문에서 창고 배송 재고 입금에 이르는 전과정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최사장은 “성공 비결은 치밀한 사업구상과 저렴한 가격책정, 철저한 배달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량 구매에 따른 바잉파워를 이용해 제조업체로부터 낮은 가격으로 물건을 사고 포터급 소형차량을 이용한 배달로 기동성을 높이고 있다. 이들 차량은 대부분 외부 소유이지만 이들 배송원들에게 정신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다. 교육내용은 소량제품도 신속 정확하게 배달하라는 것. 지우개 볼펜 풀 등 소규모 주문을 성실하게 처리하고 있는 것이 고객을 단골로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능률적인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컴팩 직원들과 아이피스 임직원이 2박3일 동안 속초에서 열띤 토론회를 갖기도 했다. 최사장은 “3년 내 아이피스의 사무용품 시장점유율을 10%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AMD의 중앙처리장치가 들어 있는 초고속컴퓨터 등으로 판매제품을 다양화하고 인터넷포털서비스업체와의 제휴도 추진중이다. 벤처캐피털의 벤처기업에 대한 출자가 주춤하고 있지만 아이피스에 대해서는 출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02)3673-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