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철강산업은 경제개발이 시작된 60년대초 보잘 것없는 위치에서 오늘날 세계 6위의 철강 생산국으로 급성장했다.그동안 우리 철강산업은 건설, 조선, 자동차 등 철강 수요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전후방 관련산업의 생산, 고용 유발효과를 창출함으로써 국가 경제발전과 국민 생활의 질적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그러나 외형적으로 나타난 모습만으로 우리 철강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이 확충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리 철강업계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세계 철강산업의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를 심사숙고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무엇보다도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세계 철강산업의 중심축이 아시아 지역으로 이동되면서 앞으로 시장 선점을 향한 철강사간의 경쟁이 이 지역에서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철강 총수출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치열한 판매경쟁이 예상되는 데다, 2004년부터 철강재 무관세화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수입 철강재의 대량 유입으로 인한 국내 철강시장의 잠식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따라서 우리 철강산업이 이같은 외부로부터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질과 가치로 승부해 나가야 하며, 성공적인 구조조정이 전제돼야 한다.둘째, 세계 철강산업 환경변화의 또 하나의 특징을 든다면, 시장의 주도권이 생산자 중심에서 수요가 중심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비롯한 각 수요업계가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소싱, 집중구매, 공동구매 등 새로운 조달방식을 적극 도입함으로써, 수요가가 철강회사를 선별하는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이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 철강업계는 각종 의사결정 시스템과 업무처리 프로세스를 고객가치 중심으로 전환하고, 고객의 사소한 문제까지도 해결해주는 최고의 토털 서비스 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셋째,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또 하나의 변화는 환경이 소재를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현재 UN 기후환경변화를 비롯, 약 1백80 여개의 국제 환경 협약이 제정, 발효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정부 규제와 NGO 등 민간단체에 의한 환경 감시활동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 철강업계의 환경에 대한 인식과 투자는 아직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우리 철강업계는 지금부터라도 환경 친화 경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환경친화경영은 환경보호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현실 인식에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모든 기업의 경영활동이 환경문제와 연계해 이뤄지도록 노력할 때만이 우리 철강산업은 환경 친화적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끝으로 우리가 적극 대응해야 할 또 하나의 변화는 최근 e-Business의 급속한 확산으로 철강산업의 경쟁력과 이익창출의 원천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WSD는 2010년 철강재 전자상거래 규모가 세계 전체 철강소비의 50%에 가까운 4억t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철강재의 전자상거래는 한국 철강산업에 있어서도 전통적 거래방식의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는 강력한 툴(Tool)로서 확고히 정착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사이버 마켓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철강협회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철강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과 상용화에 우리 업계는 힘을 모아야 한다.결론적으로 우리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최근의 철강산업 환경 변화는 지금까지의 ‘우리식 사고방식과 경영 컨셉’에 일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우리 자신을 항상 냉철하게 뒤돌아 보면서 변화의 흐름을 앞서서 읽고,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 나간다면, 21세기에도 우리 철강산업은 고부가가치형 기간산업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