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이금룡·팍스넷 박창기 사장 등 사이버 신흥기업가로 변신

대기업 출신의 벤처 기업가들은 조직통합 능력과 관리능력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살려 서울벤처밸리에서 성공스토리를 엮어가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이면서 실전 경영 경험이 있거나 오프라인에서 습득한 자기 전공에 꾸준히 정보화 마인드를 접목시킨 인물들이 정상에 바짝 다가서 있다.먼저 오랜 오프라인 경험에 정보화 마인드를 접목해 성공한 CEO를 보자. 대표주자는 옥션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이금룡 사장이다. 삼성물산 출신으로 삼성 쇼핑몰사업을 출범시킨 장본인인 그는 대기업과 벤처 양쪽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도 유머와 친화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붙잡을 정도로 사교술이 좋다. 옥션 대표이면서 인터넷기업협회장까지 맡아 업계의 공동이익창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사장의 장점은 대기업에서 축적한 실물경제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온라인 세계를 꿰뚫는 통찰력.팍스넷 박창기 사장도 오랫동안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벤처 CEO가 된 경우. 박사장은 81년 제일제당에 입사, 런던지점장과 뉴욕지점장을 역임했다. 이때 그는 국제선물거래를 하면서 금융선진국의 첨단기법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쌓았다. 지난 98년 팍스넷을 설립하기 전 그는 리스크 헤지(Hedge)를 위한 방법으로 시스템트레이딩을 고안했고 이를 증권정보 웹사이트인 팍스캐피탈(팍스넷의 과거 이름)에 올려 성가를 날렸다.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기 3~4년 전 이미 사업화 가능성을 충분히 시험했던 것이 원동력이 됐다.엔지니어 출신에 실전능력을 갖춰 잘나가고 있는 CEO도 있다. 한글과 컴퓨터 전하진 사장은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금성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일본 벤처기업에서 기술연수를 받고 지난 88년 픽셀시스템을 창업, 경영자로 변신했다. 이런 경험이 바탕이 돼 지난 98년6월 파산직전에 있던 한글과 컴퓨터의 경영을 맡아 이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전사장의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과 마케팅 감각이 제2의 한컴신화를 만들어 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네띠앙 홍윤선 사장도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였지만 삼성SDS의 유니텔사업부에서 기획을 맡아 경영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 네이버컴의 이해진 사장도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사내 벤처를 운영한 경험이 지금의 네이버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됐다.오프라인에서 성공한 사람이 벤처에서도 성공한다는 통념을 증명하는 부류도 있다. 심마니 손승현 사장은 광고대행사 부국장에서 일약 벤처 CEO로 변신한 인물이다. 지난 97년 LG애드에 재직할 당시 손사장은 뉴욕 광고페스티벌의 인터넷광고부문에서 본선까지 오르는 등 이미 오프라인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KT 인터넷 부국장 시절 ‘애드클릭’이라는 인터넷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사업화에 성공했다. 손사장이 부임한 뒤 심마니는 21세기 웹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포털서비스의 제공이라는 비전을 발표하고 제2의 출발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