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텔레콤 등 우량주 내다팔아 … 차익실현·한국이탈론 ‘설왕설래’

증시주변 여건은 현재 투자신탁 등 기관들이 불안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며 증시를 이끌 정도의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외국인이 계속 팔면 끝장”이라는 두려움이 여의도를 감싸고 있다.외국인 동향이 심상치 않다. 지난 5월31일부터 6월9일까지 하루 평균 3천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6월12일부터 순매수 규모를 크게 줄인 뒤 16일에는 무려 1천8백48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특히 6월 들어 공격적으로 순매수하던 삼성전자와 SK텔레콤등을 주로 내다팔아 외국인의 장세관이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외국인은 지난 14일 78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뒤 15일에는 5백8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외국인이 한국증시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잠재웠다. 그러나 16일에는 삼성전자를 무려 47만8천주 1천6백27억원어치나 순매도해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또 SK텔레콤도 6만6천주 2백31억원어치를 순처분했으며 주택은행도 47만5천주 1백3억원어치 팔았다. 현대전자도 50만2천주를 순매도했다.외국인이 1천8백48억원어치나 순매도한 것은 지난 5월31일부터 하루평균 3천억원 정도를 순매수한 이후 처음이다.◆ 순매도 지속되면 주가하락 … 증시 최대변수외국인이 이처럼 예상을 뒤엎고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자 증시관계자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외국인이 이같은 순매도를 지속할 경우 주가는 앞으로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김기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상무)이다.현재 외국인 순매도에 대해선 차익실현론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주문을 받는 박성원 LG증권 국제금융실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3일에 이어 15일에도 40포인트나 넘게 폭락함으로써 증시가 조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도 “외국인이 이날 예상외로 매물을 많이 내놓고 있으나 순매도 종목이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던 주식”이라며 “증시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금을 확보해두자는 차익실현 시각이 강한데 따른 것이며 한국을 떠나자는 시각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그러나 일부에서는 한국이탈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16일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가 주로 워버그증권 창구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워버그증권은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삼성전자를 매수할 때도 창구역할을 했기 때문에 지난번에 매수했던 투자자중 일부가 처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외국인은 6월1∼15일중 삼성전자를 7천79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한국통신(4천1백57억원)과 현대전자(3천4백56억원) SK텔레콤(1천4백71억원) 한국전력(1천2백64억원)등 5개 종목을 1조7천4백27억원어치나 사들였다.이에 힘입어 한때 625.14까지 폭락했던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한때 858까지 폭등했다. 외국인 매수가 주가급등으로 이어지자 개인들의 추격매수가 뒤따랐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이제 상황이 정반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증시주변 여건은 일부 중견그룹의 워크아웃설이 나도는 등 매우 불안한 실정이다. 투자신탁 등 기관들이 불안한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며 증시를 이끌 정도의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외국인이 계속 팔면 끝장”이라는 두려움이 여의도를 감싸고 있다.이번주 증시의 최대의 관심사중 하나는 바로 외국인의 매매동향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