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과 사랑에 빠져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을 미소로 맞는 남자(<라스베가스를 떠나며 designtimesp=19917>), 한 여자에 대한 사랑때문에 기꺼이 하늘에서 추락한 천사(<씨티 오브 엔젤 designtimesp=19918>), 날 때부터 악질이었을 것 같은 악당(<페이스 오프 designtimesp=19919>), 어리숙한 아기 유괴범(<아리조나 유괴사건 designtimesp=19920>), 죄수들의 탈출 음모를 박살내는 특수요원(<콘에어 designtimesp=19921>), 번득이는 지성과 거침없는 행동을 겸비한 과학자(<더 록 designtimesp=19922>)….이 다양한 인물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관객을 매료시키는 것은 니콜라스 케이지라는 한명의 배우다. 다른 스타처럼 번듯한 미모를 지닌 것도 아니건만 그는 대형 액션 흥행작과 저예산 영화를 오가며 빛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신작 <식스티 세컨즈 designtimesp=19925>에서는 자동차 도둑이 되어 또 한번 액션 배우로 돌아갔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번 영화는 케이지의 연기중 범작에 속하는 듯하다.멤피스(니콜라스 케이지)는 어떤 차라도 순식간에 훔칠 수 있는 전설적인 자동차 도둑. 오래전에 절도에서 손을 떼고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철없는 동생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다시 훔쳐야 하는 처지가 된다. 옛 동료들을 불러모은 그는 60분 동안 명차 50대 훔치기에 나선다. 철없는 아이들이 계획을 어긋나게 하고 집요한 형사의 추적도 따르지만 가벼운 영화답게 해피엔드는 보장돼 있다. “24시간 안에 50대의 최고급 차를 훔쳐야 한다, 이건 끝내주는 설정이라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쓴 로젠버그의 이 말은 영화의 성격을 단번에 짐작할 수 있게 한다.무스탕, 캐딜락, 메르세데스 벤츠, 포드, 포르셰, 재규어 등 눈이 휘둥그래지는 고급차들과 자동차 추격신이 주요 볼거리. 형제애에 대한 설교가 느닷없이 늘어지는 장면 등은 거슬리는 부분이다. 현지 평단은 입이라도 맞춘 듯 ‘매순간 지루함을 선사한다’며 혹평으로 일관했다. 개봉한 여름용 블록버스터 (<글라디에이터 designtimesp=19930> <미션 임파서블2 designtimesp=19931> <다이노서 designtimesp=19932> 등)중 가장 처진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심지어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판단했는지 아예 거론조차 않은 매체도 있지만(월 스트리트 저널) 미국에서는 개봉 첫 주에 <미션 임파서블2 designtimesp=19933>를 1위 자리에서 밀어내며 순조로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