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평가제 전면 도입, 차별화장세 전망 … 6월말 기점 최악 국면 벗어날듯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화대책이 장단기에 걸친 수급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금융기관의 부실공개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와 투자의욕을 회복케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정부가 자금시장 안정의지를 밝히면서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는 여전히 높은 상태며, 그 불신은 어느 한 곳에 국한돼 있지 않다. 금융시장을 비롯해 산업전반, 정부에까지 그 폭이 확대돼 있다.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구태의연한 기업문화가 바뀌고 있고, 이러한 현실 속에 경제 각 분야에서 부실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자금시장이 정상화된다 해서 시대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기업으로 유동성이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한 산업,금융 전반에 걸친 차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다.투자자들이 불안을 느끼는 첫번째 이유는 한계기업의 도태가 아니다. 기업자금의 불투명성에 의한 비혁신기업으로의 자금유입이며, 이를 묵인하는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다. 당장의 금융불안이 시장을 왜곡된 방향으로 이끌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고, 이러한 맥락에서 채권투자펀드 조성과 같은 정부의 단기적 수급개선 노력은 인정된다. 하지만 도태될 기업으로의 자금유입을 단절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바라는 것이며, 정부정책은 이러한 시장논리에 부합되는 큰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두번째 이유는 금융기관의 불투명성이다. 예상할 수 없는 금융기관의 부실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허무함을 느끼게 한다.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화대책이 장단기에 걸친 수급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금융기관의 부실공개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와 투자의욕을 회복케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금융기관 부실공개는 시장이 찾는 신뢰회복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시가평가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자금시장의 차별화 정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며, 주식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전개될 것임은 자명하다. 이러한 차별화 장세는 기관의 주도하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세를 주도해 왔던 외국인들의 시세견인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초와는 달리 국제펀드로의 자금유입 규모가 급격히 줄고 있다. 국제유동성 감소와 미증시 조정에 따른 자금 유인상실이 배경이 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국제 통화량이 감소하고 있고 미국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국제적 펀드로의 추가적인 자금유입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초와 같은 외국인의 폭발적인 자금유입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가능하다.연초 이래 투신권과 은행신탁계정에서 58조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해 부동화되었다. 정부가 허용해준 단기신탁상품이나 비과세 상품, 퇴직신탁, 개인연금 신탁 등은 이러한 부동화 자금을 유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2001년 시행예정인 예금자보호한도 축소는 제1금융권 예금계정 자금의 제2금융권 이동을 부추길 전망이다. 외국인의 장세 주도권이 국내 부동자금을 흡수한 기관으로 이동되는 과정이 전개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현재 증시는 신용경색이라는 불안요인에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6월말을 기점으로 최악의 국면은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막연한 불안으로 과매도된 주가의 회복국면이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내부적으로는 우량과 비우량, 혁신과 비혁신의 차별화가 끊임없이 진행될 것이다. 증시에서도 시대상황에 걸맞는 혁신을 이루지 못한 기업에의 자비는 더이상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