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솔루션 ‘커머스21’ 호평, 국내 강자 등극 … 일본·중국에 진출 승승장구

이네트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공급업체다. 이름이 생소한 듯하지만 관련업계에선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전자상거래(B2C) 구축 솔루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시장에서도 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솔루션 업체의 본격적인 일본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이 회사의 박규헌 사장은 크고 작은 인터넷 포럼에 강연자로 참여하는 등 인터넷 비즈니스의 감각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기술력과 마케팅, 그리고 CEO의 능력까지 업계에서 이미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다. 최근 등록된 코스닥시장에서는 액면가 5백원인 이 회사 주식이 8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이네트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아무래도 이네트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주가가 얼마까지 올라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3만5천원에 공모한 주식이 지난 6월23일 첫 거래가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서 주가 상승 행진우선 굿모닝증권에서 내놓은 적정주가는 11만원대. 주간사인 이 회사는 지난 4월 공모 때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최고 18만원대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1만원대를 적정주가로 제시한 배경은 코스닥 기업 중 정보통신 관련 업체들의 주가수익배율이 1백배라는 점 때문이다. 이네트의 1주당 순이익이 1천1백원대, 여기에 주가수익배율 1백을 곱하면 11만원대라는 가격이 나온다. 향후 10년간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방식(DCF 평가방법)으로 산출한 적정주가는 10만1천원대. LG증권은 적어도 12만원대 이상을 적정주가로 잡고 있다. 액면가 5천원으로 치면 1백20만원인 셈이다.이처럼 이네트의 기업가치를 높게 매기는데는 몇 가지가 이유가 있다. 첫째는 B2C 전자상거래의 솔루션인 ‘커머스21’이 시장에서 상당히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확장성이 뛰어난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 언어를 기반으로 설계돼 상이한 운영체계에서도 데이터 교환이나 인터페이스가 원활하다. 또 여타의 마켓플레이스와 쉽게 연동된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지금까지 실적도 꽤 괜찮다. 우체국ePost 골드뱅크 하이텔 인터파크 테크노마트 등 유명업체들이 이네트의 솔루션을 구입했다. 올해는 제일제당 데이콤 등 대규모 전자상거래 업체까지 이네트 제품으로 쇼핑몰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7억원, 이중 12억8천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백억원.둘째, 이네트는 B2C솔루션 공급의 성공을 바탕으로 B2B 솔루션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자체 개발한 B2B솔루션 엔진으로 삼성물산과 함께 수산 섬유 화학 분야에서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밖에도 몇 개 업체에 B2B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한 계약이 성사단계에 있어 올해말까지 1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이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또 하나 이네트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일본 진출이다. 지난해 말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네트는 몇 개월만에 11억원어치의 솔루션 엔진을 판매했다. 일본 바이어가 이네트측에 1만가지의 체크포인트를 지적할 정도로 깐깐하게 반응했지만 결국엔 매매계약서에 사인하고 말았다. 일본 매출액의 30%는 이네트가 로열티로 받게 돼 있어 수익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사장은 “사업 첫해지만 올해 일본에서 2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현재 이네트가 당면한 제일 큰 위협요인은 미국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들이 국내 B2B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점이다. 이네트가 2년 남짓의 경험으로 막강한 다국적 업체들과 경쟁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고 지금까지 누렸던 시장에서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사를 담당했던 굿모닝증권 기업분석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이미 외국계 회사와 경쟁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경험이 있고 향후 오라클이나 IBM 등 경쟁업체들과도 제휴관계를 맺어 국내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이네트의 지분은 박규헌사장 22%, 인터베스트외 9명이 18%, 우리사주를 포함해 소액주주가 47%를 보유하고 있다.★ CEO 이터뷰 / 박규헌 사장“글로벌기업 발판, 핵심인력 해외배치”▶ 솔루션 사업의 위험요인은 무엇인가.솔루션 사업의 리스크는 승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데 있다. 수천개의 솔루션 업체들 중 살아남는 곳은 몇개 안 된다. 팔리지 않으면 망하는 사업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살아남는다.▶ 지난해 오라클 IBM 등 쟁쟁한 다국적 기업들을 제치고 솔루션 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 비결은 무엇인가.고객들중 앞서가는 First Mover가 어디로 움직이는지 잘 관찰했던 것이 주효했다. 이들의 움직임은 미래 고객이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에 그것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객들이 무엇을 요구하더라도 우리는 맞춰줄 수 있다. 그게 우리의 장점이다.▶ 핵심인력을 해외로 배치, 국내 기술개발과 영업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있다.국내 사업에 누수가 생겨도 감수하고 가야한다. 본고장에서 성공해야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핵심인력들이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일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에게도 뭔가 창의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모멘텀이 필요했다고 판단해 내보냈다.▶ 이네트의 목표가 오라클을 꺾는 것이라는데.오라클은 배우고 싶은 회사다. 시가총액으로 이네트의 1천배가 넘는 회사를 꺾겠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우선 올해 목표는 아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이끌어 가는 리딩 기업군에 드는 것이다.▶ 지분 제한이 풀리면 보유주식을 내다팔 계획은 있나.내가 사장으로 재직하는 한 내 지분은 절대 팔지 않을 것이다.★ 애널리스트 시각일본매출 기대 … 추가상승 여력 풍부이네트의 경쟁력은 유연한 제품의 설계로 고난도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빠른 속도로 진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제품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1백여명에 달하는 연구개발 인력이 최상의 조건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수한 인적자원이 계속적으로 충원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B2B분야에서는 핵심 기술인 XML기반의 B2B엔진을 완성하였으며 마켓플레이스의 구축을 위한 거의 모든 요소를 보유하고 있다.그러나 B2B가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중요한 부문이고 폭발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므로 해외의 강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어떻게 극복해 나아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특히,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마케팅의 보강과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인 제휴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국내 B2B시장의 성장가능성과 해외 진출을 고려할 때, 동사의 적정주가는 적어도 12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 B2B사이트 구축의 활성화와 일본 시장의 본격적인 매출이 기대되고 있어 추가적인 상승도 가능할 전망이다.<오재원·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 designtimesp=2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