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가디안’ 개발, 온라인 재산 불법유통 차단 … 암호화 알고리즘 채택, 보안성 뛰어나

어떤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이미지나 동영상이 경쟁사의 홈페이지에 무단으로 복제돼 사용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기업이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투자한 비용과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개인 홈페이지에 있는 내용들이 도용돼 저작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인터넷의 망망대해를 떠돌아다니며 때로는 유료 콘텐츠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생활이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인터넷상에서의 디지털 콘텐츠 무단 도용 문제가 요즘 테헤란밸리에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저작권 시비가 기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따라 개인이나 기업들은 디지털 콘텐츠 보호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뚜렷한 보호장치가 없어 속수무책인 상황이다.이런 현실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이 향상된 ‘디지털 워터마킹(Digital Watermarking)’ 기술을 선보인 회사가 있어 화제다. 컨텐츠코리아(www.contents.co.kr)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디지털 콘텐츠에 일정한 암호나 특정 코드를 집어 넣어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다. 또 저작권자가 제품을 판매할 때 구입자의 정보를 워터마킹해 콘텐츠 안에 삽입해 놓을 수 있다. 만약 복제품이 유통된다면 불법 복제품의 워터마크를 확인하고 누가 복제를 했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디지털 워터마킹은 이미지 음악 동영상 등 모든 멀티미디어에 삽입할 수 있다. 물론 저작권자 외에는 볼 수 없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저작권자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컨텐츠코리아는 이 기술을 적용한 ‘컨텐츠 가디안(Contents Guardian)’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 특허권까지 획득했다. 하재구 인터넷 사업본부장은 “워터마크 자체에 암호화 알고리즘과 인증 시스템을 동시에 갖춰 놓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한다.이 기술은 저작권자의 시스템ID와 발행일시 등 개인정보를 삽입하고 인터넷상에서 실시간으로 인증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기술의 적용 범위는 다양하다. 디지털 콘텐츠를 구축한 곳은 물론 온라인으로 각종 증명서를 발급하거나 영화 연극 등 티켓 판매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디지털 워터마킹이 디지털 저작권 보호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관련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산업과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방지 프로그램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등 사용 범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해커 역추적 솔루션 ‘넷 가디안’도 개발컨텐츠코리아는 지난해 정보통신부로부터 우수신기술 개발업체로 지정받은 이후 디지털 워터마킹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본부장은 “전체 콘텐츠 가운데 1% 정도만 이 기술을 적용해도 수익은 엄청날 것”이라며 “올해 약 2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컨텐츠코리아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프로그램은 ‘넷 가디안(Net Guardian)’. 넷 가디안은 보안 상태를 진단하고 해킹 발생시 추적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구축하면 보안 상태와 문제점을 진단해 주고 자료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대비책도 알려준다. 넷 가디안 시스템이 구축된 서버 사용자는 주기적으로 진단된 개인정보의 보안 상태를 e-메일로 통보받을 수 있다. 또 네트워크 보안 상태를 점검해 그 결과를 시스템 운영자에게 알려준다.방화벽 시스템이 소극적인 정보 보안 방법이라면 넷 가디안은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진단하고 해킹의 진원지를 역추적하는 솔루션이라고 볼 수 있다. 경찰청 사이버 범죄수사대에서도 이 회사의 역추적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지난 97년 설립된 컨텐츠코리아는 디지털 콘텐츠의 기획과 개발 제작 등 디지털 콘텐츠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최근에는 사이버 교육 붐으로 정부 공기업 대기업 계열사로부터 원격 교육에 관한 기획 및 컨설팅 의뢰가 증가하고 있다. 대학의 가상교육센터와 멀티미디어 CD- ROM, 사이버 교육 사이트 개발 등이 주력사업이다. 그동안 개발한 CD- ROM 가운데 ‘헬로우 잉글리시’ ‘신호등의 하루’ 등 모두 15종이 정보통신부가 뽑은 ‘참 좋은 소프트웨어’에 선정되기도 했다.★ 인터뷰 / 이영아 사장정보보호 노하우로 ‘벤처여왕’ 예약컨텐츠코리아 이영아(35) 사장은 테헤란밸리에서 대박을 터뜨리기 위해 맹렬히 뛰고 있는 많은 여성CEO중 대표주자에 속한다. 사업능력면에서 남성 벤처기업 CEO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 기업인 특유의 감각으로 콘텐츠 개발 분야에서 콘텐츠 보호 분야까지 차근차근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디지털 워터마킹 기술은 인터넷의 DNA 검사로 불릴 만큼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사장의 꼼꼼하고 정교한 경영마인드가 기술개발과 조화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정보보호 분야에 앞서 이사장은 콘텐츠 개발에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프로다. 현재 교육공학 분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사장은 특히 교육용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에는 에드피아닷컴과 제휴, 인터넷 유아교육 정보화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를 통해 이사장이 개발한 교육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전국 유치원에 공급할 예정이다. 유아교육 포털 사이트를 개설해 멀티미디어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도 준비중이다.‘21세기 여성정보화포럼’의 회장이기도 한 이사장은 여성 정보화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틈 날 때마다 여성단체 등에서 강연을 펼쳐 주위에서 ‘정보화 전도사’로 통한다. 주부를 대상으로 한 정보화 관련 서적도 썼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보화 교육을 위해서는 주부들의 정보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이사장의 지론이다.“디지털 콘텐츠는 분야를 막론하고 고부가가치를 지닌 재산입니다. 교육부문과 e-비즈니스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함께 콘텐츠의 지적재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정보보호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