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보다는 현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아직 미연준리의 금리인상기조가 완전히 꺾인 것이 아니고 미국경제의 둔화여부도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올해 초 0.9 달러 이하로 폭락했던 유로화 환율(달러/유로)이 최근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6월28일 현재 유로화 환율은 연중 최저치에 비해 약 7∼8%가량 회복된 0.95 달러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최근 유로화 환율이 비교적 큰 등락폭을 보이고 있는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경제의 동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미국경제의 고성장과 미연준리의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투자자본이 수익률 높은 미국의 자본시장으로 대거 이동했으며,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 유로화 약세의 기조가 나타난 것이다.특히 미국경제가 올 1/4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무려 5.4%나 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로화는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다. 반면 지난 5월의 소매매출이 전월대비 0.3% 감소하는 등 미국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이 뒤따르자 유로화는 곧바로 회복세로 돌아섰다.최근에는 미연준리의 금리인상 기조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주식시장도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어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유로화 환율이 회복되었다고는 하지만 출범초기에 비해 여전히 18%나 절하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전문가들은 대체로 유럽경제의 펀더멘탈을 고려할 때 현재의 유로화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유로화는 비록 출범 이후 투자자들의 불신과 미국의 호황 등의 요인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이러한 요인들이 점차 해소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더욱이 올해에는 유럽경제가 90년대 이후 가장 강한 상승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각종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유로지역의 국내총생산은 3.5% 증가해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인 독일도 90년대 통일의 여파에 따른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 3%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회복에 따른 물가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6월 초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5%포인트 올린 4.25%로 인상했다. 유럽중앙은행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5%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돼 향후 12개월 내 미국과 유럽간의 금리격차는 현저히 줄어들 전망이다.이에 따라 그동안 미국으로 집중되었던 국제투자자본이 점차 유럽으로 환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경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도 달러화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외부로부터의 자본유입이 여의치 못할 경우 달러화의 평가절하를 통해 경상수지 적자를 축소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유럽과 미국경제의 제반여건들을 고려할 때 올 연말 유로화 환율은 1.0∼1.05달러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당분간은 환율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보다는 현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미국의 금리인상기조가 완전히 꺾인 것이 아니고 미국경제의 둔화여부도 속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아직까지는 미국과 유럽간에 실물경제성장률과 금리의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유로화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서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