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분양 보다 재개발아파트 조합원 지분매입 선택 ‘성공’… 시세차익만도 1억원선

인터넷 벤처회사 (주)시그엔 영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이원우씨(32)는 탄탄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내집마련에 성공한 신세대다.치밀한 자료수집과 이를 토대로 경기흐름을 읽어내려는 적극성이 그의 무기. 컴퓨터와 함께 하는 직업인만큼 시간나는대로 인터넷을 활용하고 경제지를 꼼꼼히 살핀 것이 주효했다.이씨가 마련한 집은 올 10월 입주 예정인 서울 성동구 금호동 대우아파트 34평형. 입주를 앞둔 서울시내 아파트 가운데 알짜배기로 소문난 곳이다. 그것도 가장 좋다는 한강변에 자리잡은 동의 로열층인 7층에 당첨됐다. 게다가 일반분양가보다 투자비를 적게 들여 지금까지 확보한 시세차익만 1억원이 넘는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보자.◆ 부동산 정보와 친해지기지난 97년 4월 결혼과 함께 서울 송파구 풍납동 신동아아파트 24평형에 전세로 입주한 이씨는 ‘결혼도 했으니 내 집을 빨리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동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청약부금 통장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것이 전부였고 부동산에 관해서는 어렵다는 생각에 관심조차 없던 차였다.우선 서점에 가서 초보자를 위한 부동산 지침서를 몇 권 사서 탐독했다. 더불어 경제신문과 잡지 등을 구독하면서 부동산 정보 스크랩북을 만들었다. 또 인터넷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 매일 새로운 부동산 정보도 제공받았다. 반년 넘게 이 과정을 계속하면서 서서히 부동산 재테크에 대한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98년 하반기부터 그는 구체적인 ‘액션’에 들어갔다.◆ 재개발아파트로 목표 설정처음엔 청약통장이 있으니 민영아파트를 분양받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동시분양이 있을 때마다 요모조모 따져보고 청약, 마침내 마포구 염리동의 S아파트 24평형에 당첨됐다. 하지만 이내 청약한 것을 후회했다. 뒤늦게 가본 염리동 건설현장이 답답하게 느껴진데다 정작 관심은 30평형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계약을 포기하고 부금 통장도 해지했다. 새로 전략을 세우기로 했다.다시 수집한 자료들을 들춰보며 정리해 보니 ‘서울에서 살기 좋은 대단지 아파트는 거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아파트의 일반 분양분은 경쟁률이 높고 층·동이 조합원분에 비해 좋지 않은데다, 30평형대가 귀하다는 것을 알았다. 일반분양을 겨냥하는 것 보다 재개발 아파트조합원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평소 한강변 아파트를 동경해 온 이씨는 동작구 상도동 상도4구역 신동아아파트와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가람아파트, 그리고 성동구 금호동 금호8구역 대우아파트로 일단 목표를 정했다. 모두 조건이 좋은 단지들이기에 고민이 컸지만, 결국 금호동 대우아파트를 선택했다. 교통 환경 규모 투자비용 등이 적절했고 한강조망 조건이 가장 나았기 때문이다.◆ 금호8구역 지분매입목표를 설정하고 난 후 이씨는 성동구를 한바퀴 돌았다. 재개발지분 거래상황과 가격, 등락폭 등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몇몇 중개업소를 거친 끝에 급매로 나온 금호8구역 조합원 지분 15평을 소개받았다. 34평형을 분양 받을 수 있는 권리였다. 동·호수 추첨을 하지 않은 상태라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별 탈 없이 로열층에 당첨될 것이라는 공인중개사의 말을 믿기로 했다.지분 가격은 총 1억9천7백50만원. 분양 대금과 땅값, 권리금 등이 포함된 가격이었다. 명의를 이전받기 위해서는 1차 중도금, 땅 값 등으로 먼저 8천6백만원이 필요했다. 전세보증금에 얼마 안되는 저축밖에 없던 이씨는 초기 투자비용만 부모님의 도움을 얻기로 했다. 명의 이전 후 조합원들의 동·호수 추첨이 있었다.이씨는 용하게도 한강변에 나란히 배치되는 세개동 중에서 중간 동, 7층에 당첨됐다. 한강과 달맞이공원이 정원처럼 펼쳐지는 최고의 위치다.◆ 1년만에 프리미엄 1억원 형성이씨는 알짜배기 단지를 선택했다는 면 외에도 시세차익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성동구 금호동 대우아파트는 97년12월에 일반 분양될 때 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데다 34평형은 채권할인까지 감안해 분양원가가 2억2천5백만원 정도였다. 다시 말해 이씨는 일반 분양분은 엄두도 내지 못한 조합원 차지의 동·층을 오히려 약 3천만원 싼 가격에 매입한 셈이다. 게다가 동·호수 추첨 후 이씨의 34평형 아파트는 2억4천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되더니 최근에는 3억원 대를 돌파했다. 액면대로라면 1년6개월여만에 1억원 이상 돈을 번 셈이다.이씨는 지난 직장에서 받은 우리사주 덕분에 마지막 중도금과 잔금 걱정을 덜었다. 그 동안 중도금 마련을 위해 저축에 열심히 매달렸고 전세아파트도 옮겼다. 그 덕분에 연체없이 5차 중도금까지 납부한 상태.“경기를 잘 탄 덕분이죠. imF사태로 전세가격이 내려 여유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재개발 지분 가격도 낮을 때 매입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초기에 인터넷을 활용치 않고 꼼꼼하게 신문 스크랩을 하지 않았다면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입니다. 그것들이 제 스승인 셈이죠.”바쁜 요즘에도 이씨는 이따금 인터넷 부동산정보 사이트에 들르곤 한다. 자신의 아파트가격의 등락 상황을 확인하는 재미와 함께 새로운 부동산 투자정보를 지속적으로 캐기 위해서다. 이제 부동산 투자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겨 부동산을 통한 본격적인 재테크도 가능하리라 믿고 있다. 물론 꼼꼼한 자료 수집을 그만 둘 생각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