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통한 금융산업 선진화 가속 … 상승여력 풍부, 외국인도 ‘사자’

신용경색이 완화되면서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7%대에 진입하는 등 시중 유동성이 매우 풍부한 상태다. 하지만 증시로의 유동성 이동은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어 주식시장 상승에 가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 매기가 저가주를 비롯해 장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거래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개인과 투신의 매수여력인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수익증권 잔고도 뚜렷하게 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관망할 것으로 예상했던 외국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양상이다.반도체 관련주를 집중매수하던 외국인의 매수대상이 다소 변하고 있다. 실적호전 저가 대형주, 우량 금융주 등으로 그 대상을 넓혀 가고 있다. 최근 외국인 매수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희석되면서 국제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는 점, 둘째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로부터 유출된 국제자금의 국내 유입 가능성, 셋째는 IT종목군 퇴조와 가치주로의 관심이동으로 글로벌 인덱스 펀드의 활동 재개 가능성이다.이러한 국제펀드 자체의 배경도 있지만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입하는 근저에는 국내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깔려 있음은 분명하다. 외국인 매수세가 보다 적극화·장기화되기 위해서는 세계 주요국들의 금리인상 마무리가 전제돼야 한다. 국제펀드로의 본격적인 자금유입은 금리인상 마무리 시점을 전후해 통화량 증가와 시기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미국 FOMC 회의가 예정돼 있는 8월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중요한 시기다. 미국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경우 기대되는 기관 중심의 유동성 장세에 앞서 외국인의 선취매 가능성이 있고, 이는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라는 의미에서 예상을 넘는 강세장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주도주 판단을 위해 현시점에서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금융주 향방이다. 과거 낙후성을 면치 못하던 금융산업이 1980년대 후반 대규모 무역흑자로 인한 유동성 장세가 전개되면서 시장 전면에 부각된 이후 선진화의 길을 걸었다. 80년대 중반이후 시장대비 초과 수익을 내던 금융주는 본격적인 대세 하락 진입시기인 1994년을 기점으로 전체 시장과 동조화됐고, 과도한 투자와 성숙되지 못한 기업 및 금융관행의 폐해가 드러나면서 급기야는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역차별화는 IMF 체제를 탈피해 가면서 더욱 확대됐다.최근 나타나고 있는 전체 시장과 금융산업과의 괴리 확대의 일정부분은 세계적 추세인 IT 산업을 중심으로한 산업구조 변화로 설명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러한 괴리의 상당부분은 비효율적인 금융산업 구조와 이로 인해 발생한 금융부실에 기인한다.미국의 경우 1980년대말 저축대부조합 도산으로 형성됐던 전체 시장과 금융산업과의 괴리는 오랜 시간과 노력 끝에 소멸됐고,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내는 단계까지 발전됐다. 이는 미국경제가 장기호황을 누리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가 현재 많은 것을 희생하고 얻어야 하는 금융 구조조정의 대가도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다.IT로의 산업구조 변화는 대세다. 하지만 화폐경제가 지배하는 경제체제에서 금융산업의 영향력은 여전히 중요하며, 따라서 금융산업의 발전이 수반되지 않는 경제성장은 불균형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진통을 겪고있지만 우리가 예상하고 또 추구하는 금융 구조조정을 통한 금융산업의 선진화는 경제 전반의 발전과 함께 금융주 투자에 대한 초과 수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