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대 후반 매입, 700대 중반 파는 전략필요…부실기업 처리 지연 등 실망감 누적상태

주식 시장이 전저점인 600대 중반을 지지선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약세 기조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2/4분기부터 올 1/4분기까지의 1년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850과 1050 사이의 박스 안에서 움직였는데 올해 2/4분기부터는 그것이 600과 850 사이로 한단게 낮아져 있는 듯하다. 작년에 과다하게 행해?던 신규 주식 공급의 후유증과 부실기업 및 금융기관의 처리 지연으로 인한 시장의 실망감이 누적되어 왔고 최근에는 경기 냉각 조짐이라는 새로운 복병이 등장하면서 900선은 이제 까마득한 고지처럼 느껴진다.특히 최근의 최고치(850 포인트)를 기록했던 7월11일 이래의 하락은 초우량주를 비롯한 기관 선호주들이 주도하고 있어서 기관투자가들이 느끼는 체감 지수는 더욱 썰렁하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마저 30만원이 붕괴되면서 최고치 대비 30% 하락률을 보이고 SK텔레콤은 최고치 대비 50% 가까운 하락폭을 보이고 있으니 기타 무수한 종목들의 80% 이상의 낙폭이 이제 별로 과다해 보이지 않는 단계에 이르렀다.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은 사상 최대치라고 하는데 주가의 행보는 이미 역실적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주가의 선행성이 존재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하락률 상위 종목에 컴퓨터, 반도체, 전자 등 경기에 특히 민감한 종목들이 많이 눈에 띄는 것을 예사롭게 볼 수 는 없다. 경험적 평가 잣대로 보면 주가가 싸 보이지만 1년 넘게 형성된 주가의 고점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강력한 추세를 무시할 수는 없다.이제 다시 700선에 서서 생각해 보자. 700선은 지난 10여년간 한국 주식 시장 파동의 중심 축 역할을 해 왔던 주가 수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기본 실력을 반영하는 주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중심 축이 상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20세기 후반의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년간 한국 증시는 크게 보아 400과 1000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닌가. 너무 긴 세월 동아 ㄴ우리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 주지 못하는 시스템에 살고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으면서 네자리 지수대의 안착을 위한 힘찬 도전이 있었지만 결국 실패하고 여기까지 후퇴하고 말았다.◆ 경제 구조개혁 완결 안되면 증시 회생 난망경제 구조 개혁의 완수 없이는 주식시장은 계속 기존의 박스권에 머물러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대기업의 내부 거래, 부실 계열사 우회 지원, 주주의 손실로 귀착되는 대주주와의 부당거래, 공시하지 않은 잠재적 부채(Contingent Liabilities)등의 척결을 통한 기업의 질적 측면의 개선 없이는 주가의 추세적 상승은 난망하다는 것은 이제 자명하다. 거래소의 대다수의 주식들이 과거의 매개변수(Parameter)로 볼 때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이제는 기업들의 숨겨진 부실과 잠재 부실까지도 반영할 만큼 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전문가의 입장에서 주식의 장기 보유 보다는 박스권 내의 단기 매매를 권해야 하는 입장은 사실 곤혹스럽다. 그러나 할 수 없다. 주식은 현실이다. 당분간은 600대 후반에 매입해서 700대 중반에 매도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낙관의 오류는 비관의 오류보다는 대가가 훨씬 큰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