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악재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 … 장세보다 개별종목 위주 접근 필요

현대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주식시장에서의 ‘시장위험’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학습효과’가 투자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IMF 직후의 쓰라린 경험을 한 투자자들은 현대문제나 일부 금융권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과거의 악몽을 되새기며 혹시나 제2의 위기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 쉽게 혼란에 빠지며 움츠리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특히 금융권의 몸사리기는 요즘 들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자산운용을 하는데 있어서 적절한 위험감수와 수익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위험관리 수준을 벗어나 위험을 전혀 감수하지 않으려는 극단적인 위험회피 성향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한 투자 주체들의 투자행태는 단기성 자금으로 부동화되며 나타나고 있다.(오른쪽 표 참조) 한편 이런 단기성 자금의 증가는 회사채와 같은 장기투자를 제한시키며 금융시장의 경색을 심화시키고 있다.그렇다면 이러한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는 없을까?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해결의 길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주식시장이라는 것은 미리 반영되는 특성이 있다. 호재가 나오면 주가가 꼭지를 치고 하락하고 온갖 악재가 다 터져 나오면 바닥을 치는 것이 주식 시장이다. 최근 주식시장은 호재가 별로 없어 보인다.현대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문제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며 금융기관에 대한 제 2차 구조조정도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경기고점 논쟁이 벌어지면서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감도 높다.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미진한 상태이다. 그동안 국내 증시를 떠 받치던 외국인들이 반도체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이면서 소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이런 문제들을 살펴보면 일견 주식시장은 희망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호재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호재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진짜 큰 호재가 아닐까? 즉, 모든 악재들은 현재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현재 시장이 모르는 추가적인 악재가 있을 수 있을까? 꼭 끄집어 낸다면 미국 주식시장을 비롯한 해외 금융시장의 동향일 것인데, 이것은 어차피 우리가 제어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닌 것이다.◆ “주가 맥못춰도 투자기회 있다”만약 이런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한다. 위에서 나열된 악재들이 해결된다면 이제는 더 이상의 악재가 없지 않을까 하고. 사실 경기하강에 대한 문제 이외에는 위에서 열거한 악재들은 우리가 단기간 내에 풀어내지 않으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사안들이다. 해결할 수밖에 없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경기하강 문제는 경기가 적정수준 이상으로 과열되었다가 진정되는 것이라면 오히려 반길 문제이다.이런 저런 면을 살펴 봤을 때 주식시장은 추가로 크게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 온갖 악재들이 주가에 ‘반영’(Pricing)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가 다시 상승 추세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따라서 이러한 시기의 투자전략은 일차적으로는 관망하되,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나 적절한 타이밍 포착이 쉽지 않은 투자자들은 장세를 보기보다는 개별종목위주로 접근할 것을 권한다. 개별종목 가운데 지나치게 주가가 하락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두달은 인내하겠다는 각오로 매수에 임해도 좋다고 생각된다. 어둡게 보이지만 기회는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