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1백60억원을 포함해 5백억원대의 자산규모를 갖고 있는 중견창업투자사인 지오창업투자가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벤처 인큐베이팅업체인 펜타클네트웍이 지오창투의 주요주주인 열림기술과 맺은 주식매매 계약 때문이다.열림기술은 지난 7월21일 보유하고 있는 지오창투 주식 1백59만4천주(49%, 박종완회장 개인지분포함)를 펜타클네트웍에 매도한다는 내용의 주식양도 계약을 맺었다. 매매대금은 액면가 5천원의 주식을 2배수로 계산한 1백60억원. 그러나 7월31일 열림기술이 ‘부득이’한 이유로 계약 해지를 구두로 요청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펜타클은 열림의 계약해지 요청을 거부했고 급기야는 8월1일 언론에 지오창투를 인수합병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렸다.이에 열림은 같은 날 계약해지 통보에 관한 내용증명서를 펜타클에 보낸 뒤 매매대금 입금계좌를 폐쇄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번졌다.이 가운데 서 있는 지오창투 정기성(41) 사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정사장은 “현재 열림기술과 펜타클쪽에 인수불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고 두 회사 또한 원만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경영권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런 정사장의 말과는 달리 지난 8월 10일 펜타클이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한 열림기술의 지오창투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열림기술쪽에서는 가처분결정에 대해 맞대응하겠다고 했지만 법원이 펜타클의 손을 들어줄 경우 지오창투 지분을 펜타클에 넘겨줘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펜타클 김호성 사장은 지오창투 개인지분 3%와 열림기술 보유지분 24.8%(79만4천주)를 합쳐 27.8%가 된다. 김사장이 지오창투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이에 대해 정사장은 “다른 주주들도 지오창투가 펜타클에 넘어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추가 지분 확보가 안된 상황에서 경영권 인수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오창투의 지분은 열림기술이 24.8%, 열림기술 박종완회장 25%, 시공테크 6%, 한국통신엠닷컴 5%, 비티씨정보통신 3%, 이니시스 4%, 굿모닝증권 5%, 김희수 김시영 황금천씨 등 열림기술 경영진 7.7%, 펜타클 김사장 3%, 지오창투 임직원이 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어쨌든 지오창투는 이번 일로 업무에 약간의 차질을 빚고 있다. 7월말로 계획됐던 1백억원에서 1백5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구성이 보류된 상태다. 그러나 정사장은 한편으로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평가한다.“창립 8개월만에 지오창투가 인수합병의 대상이 된 것은 업계가 그만큼 가치를 인정했다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시큐어소프트, 하우리, 한국소프트중심 등 30여개 우량 포트폴리오가 인수합병의 타깃이 된 것 같습니다.”지오창투는 현재 3백4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구성, 운영하고 있다.“잘 아는 곳에 투자해야 실패가 없다. 투자 범위를 좁혀 집중해야 포트폴리오간 시너지 효과도 볼 수 있다”는게 정사장의 투자 전략이다. 그는 최근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까지 총 운영자산을 8백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