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장은 “북한은 일사불란한 체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쩌면 앞으로 5년내 남한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인터넷 남북통일’의 기치를 내건 통일벤처협의회가 최근 발족됐다. 조선인터넷, 컴닥터119, CJ코퍼레이션, 한글로닷컴, 아바이상사 등 40여개 인터넷 기업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주한미상공회의소 등이 자문기관으로 참여했다. 국내 처음으로 벤처기업들이 모여 남북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한 이 협의회는 유세형(39) 조선인터넷 사장을 초대회장으로 선출했다.“인터넷 기업이 단독으로 대북 사업을 벌이기엔 한계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공개적으로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북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유회장은 통일벤처협의회를 남북벤처기업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고 사업협력을 해나갈 수 있는 열린 광장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그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데는 과거 남북경협이 정부나 일부 대기업에 의해 독점적으로 운영된 문제점이 있어서다.협의회는 3단계로 대북사업을 진행시킬 계획이다. 첫째는 남한에서 북한과 통일을 테마로 하는 시장을 조성한다는 것. 북한관련 사업정보나 북한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해놓는 것이 필요해서다. 둘째는 북한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중 인터넷화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사업이 가능한 것들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측 상대방을 인터넷 파트너로 유도하고 1~2단계를 통해 사업화 가능성이 확인된 아이템은 남북한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인터넷 사업을 추진한다는 대략적인 계획을 수립해놓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연말까지 5백억원 규모의 북한 인터넷 벤처 투자조합을 조성하고, 대북접촉 창구를 만들기 위해 평양컴퓨터센터 등 북한에서 활동중인 인터넷 분야 기관과 접촉할 예정이다.유사장이 초대회장으로 선출된데는 그가 지난 10여년간 대북사업을 진행해왔고, 인터넷 관련 비즈니스도 업계에선 처음으로 도입하는 등 북한과 인터넷 둘 다 잘 알고 있다는 것 때문. 유사장이 경영하는 조선인터넷은 지난 90년 대북 무역을 위해 설립된 조선무역의 후신. 당시는 남북한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었고, 서서히 무역 분야에서 남북간 거래가 시작될 즈음이었다. 그는 “남북의 화해무드가 통일로 연결될 때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리란 생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당시 사업에 뛰어든 배경을 전했다.그러나 대북 사업이라는 것이 정치적인 변수들이 너무 많아 번번이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다행히 지난 93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미끄럼 방지 세제가 국내시장은 물론 미국, 일본에서도 인기가 좋아 돈을 많이 벌었다. 혼자 뛰어다니며 물건을 팔았던 유사장이 해외 각지에서도 영업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인터넷의 힘이 컸다. 당시 세계적으로 통합운영되던 뉴스그룹이나 게시판에 유사장이 이 제품을 소개하자 각지에서 팩스와 전화를 통해 제품문의가 쇄도했다.유사장은 “북한은 일사불란한 체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사업을 시작하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쩌면 앞으로 5년내 남한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