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업체부터 장비·부품업체까지 새 수요 창출 … 고용효과도 커

디지털 기술은 디지털 TV 분만 아니라 다른 제품의 고급화도 부추기게 된다. 롯데백화점 가전 매장.디지털 기술은 제품의 특성상 여러 방향으로 변화를 초래한다. 그중의 하나가 ‘인텔리전스화’다. 한마디로 제품이 똑똑해지는 것이다. 상품의 개념 및 주요 기능이 변화함은 물론이다.찍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카메라는 ‘사진을 만드는’ 기계로 변화한다. 찍은 장면을 컴퓨터로 연결해 원하는 어떤 형태로든 편집, 제작하는 것이다. 변기는 어떠한가. 몸무게, 체지방 및 개인적인 특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기계로 변화한다.네트워크와 연결되면서 필요한 식료품 리스트를 경신하거나 수집한 정보를 홈 서버에 저장된 가족의 의료 기록을 경신한다. 콜레스테롤 검사 등 신체검사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즉석에서 의사에게 통보하기도 한다. TV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바보상자’라고 불렀던 TV는 쌍방향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되면서 ‘보는 TV’에서 ‘대화하는 TV’로 진화한다. 모두 디지털 덕분이다.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면 다채널 방송이 가능하고, 쌍방향 서비스가 실현된다. 고화질은 물론이다. 경제적으로도 소비가 진작되면서 투자가 활성화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방송사는 투자 부담이 따르겠지만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는 셈이다. 자동차의 경우, 완성차 한대에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 정도 숫자의 하청기업이 먹고 사는 셈이다. 디지털 방송 시대가 개막되면 콘텐츠 제작업체에서 각종 장비 및 부품업체 심지어 가전업체에까지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다.2010년까지 대략 2백조원의 생산기반이 확충되고 신규 고용도 9만명 정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송망, 전송장비 등의 신규시장이 생기고 이에 따른 고용창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쌍방향 TV와 데이터방송이 시작되면서 가입자가 늘어 매출액이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다채널화가 진전되면서 소비자의 채널 선택 폭은 그만큼 넓어진다. 방송국이나 프로그램 제작업체들은 치열해진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외국의 프로그램 소유권자와 전략적 제휴도 활발해질 것이고, 전반적인 방송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그렇지 못한 방송은 시청자가 외면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제작업체, 생존 경쟁 치열해질듯제품의 고품질화 및 이에 따른 고가격화도 진전된다. TV의 경우를 보자. 요즈음 국내 TV 수요는 완전평면 등 고급제품 위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통상 완전평면 TV는 일반 브라운관 TV에 비해 30% 이상 비싸다. 디지털TV는 무려 3~7배 정도다. 디지털 TV의 대중화에 따라 가격은 하락하겠지만 일반 TV보다는 여전히 훨씬 비쌀 것이다. 가전제품 메이커 입장에서는 판매량은 동일하지만 판매 단가가 상승함으로써 매출액이 늘어날 것이다.흥미로운 것은 디지털TV 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의 고급화도 부추긴다는 점이다. 화질이 좋아지면 오디오 기기도 바꾸려고 한다. 캠코더도 고급제품을 원한다.결국 관련된 모든 가전제품을 새로 바꾸는 것이다. 제품 리사이클의 측면, 환경보호의 측면에서는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지만, 어쨌든 소비자는 모든 제품을 바꾸려 할 것이다.경쟁 격화에 따라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향상되고 고급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경기는 활성화된다. 하반기의 경제적인 난관을 생각해 볼 때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